코인 외면하던 증권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 투자전략 제시

김자현 기자

입력 2022-01-05 03:00 수정 2022-01-05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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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제도권 본격진입 발맞춰
증권사, 자산배분전략에 잇단 접목
“포트폴리오 추가땐 수익률 개선”
보수적 은행PB들도 “긍정적” 분석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된 가상자산.’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는 4일 이 같은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30쪽 분량의 보고서에는 가상자산 시장 동향과 전망을 비롯해 블록체인 생태계, 시가총액 상위 10개 코인의 특징을 분석한 내용이 상세히 담겼다. 보고서는 “가상자산이 2021년 본격적으로 제도권에 들어왔다” “시장 규모가 2조4000억 달러(약 2870조 원)에 이른다”고 평가했다.

비트코인을 필두로 가상자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그동안 ‘실체가 없다’고 외면하던 국내 증권사들이 앞다퉈 시장 분석에 뛰어들어 투자 전략을 제시하고 나섰다.

국내에선 4대 코인 거래소를 포함해 사업자 29곳이 금융당국의 심사를 통과했고, 미국 등에선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가 증시에 상장하는 등 가상자산의 제도권 진입이 본격화한 영향이 크다.

○ 증권사들, 자산배분 전략에 ‘가상자산’ 추가



유진투자증권은 3일 ‘가상자산군 편입 및 운용전략’ 보고서를 내놓고 “가상자산을 전략적으로 바라볼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방인성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가격 데이터를 기술적으로 분석하면 자산배분 관점에서 가상자산은 충분히 매력적”이라며 “투자 포트폴리오 내에 가상자산 비중을 1∼10%로 두고 가격 등락에 맞춰 매매하면 포트폴리오 성과가 크게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도 지난해 12월 7일 54쪽 분량의 ‘코인이 주도하는 미래금융’ 보고서를 통해 “민간 가상자산을 주요 투자 자산 중 하나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벤처캐피털, 전문운용사뿐 아니라 글로벌 연기금과 미국 메이저 은행들이 코인 투자를 늘리면서 가상자산이 금융자산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실제로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2017년 초 184억 달러에 불과하던 글로벌 코인 시가총액은 이달 1일 현재 2조3393억 달러까지 급증했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도 투자 포트폴리오의 일정 부분을 가상자산에 넣어야 한다고 권하고 있다. 이수경 SC제일은행 압구정 PB센터장은 “가상자산이 광범위하게 보급됐고 지속적인 수요가 있는 만큼 자산배분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 가치 논쟁은 여전…당국 규제도 변수
다만 가상자산의 적정 가치에 대해서는 여전히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사상 최고치인 8270만 원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은 최근 조정을 거쳐 5600만 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2월 9일 비트코인 가격이 향후 50만 달러(약 6억 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캐럴 알렉산더 영국 서식스대 교수는 최근 “비트코인은 근본적인 가치가 없으며 투자보다는 장난감 같은 것”이라며 비트코인이 올해 1만 달러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에서는 금융당국의 규제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이르면 올해 1분기(1∼3월) 중 등록된 가상자산 사업자들에 대한 현장 검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제대로 지키는지 점검하는 한편 불공정 거래 행위 등에 대해서도 들여다 볼 계획이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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