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 바닥에 50만명 빈곤 추락…“스리랑카, 국가 부도 위기”

뉴시스

입력 2022-01-04 18:09 수정 2022-01-04 18:15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는 인도양의 섬나라 스리랑카가 올해 국가 부도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스리랑카의 월간 인플레이션율은 11.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50만 명이 빈곤에 처해 있고, 치솟은 인플레이션에 국민 다수가 기본적인 식료품을 사기도 버거운 상태다.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이 지난해 9월 국가 경제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쌀, 설탕 등 기본 식료품은 정해진 정부 가격에 판매되도록 했지만 국민의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택시 기사로 일하는 아누루다 파라나가마는 오르는 식비를 감당하지 못해 가족들이 하루 두끼만 먹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기료와 수도세를 내고 식비를 쓰면 남는 돈이 없다”고 토로했다.

한 노년층은 기초 생필품이 심각하게 부족하다며 1970년대 초를 연상시킨다고 했다.

스리랑카는 관광 산업 의존도가 높은 나라다. 세계여행관광협의회에 따르면 스리랑카는 국내총생산(GDP)의 10% 이상을 관광 산업에 기대고 있다. 코로나19로 여행객이 감소해 관광 산업에서만 20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외국 부채도 만만치 않다. 앞으로 1년 동안 정부와 민간 부문에서 상환해야 하는 채무만 73억달러(8조7235억)에 달한다. 국채만 떼어놓고 보면 2월부터 10월까지 48억달러를 갚아야 한다.

특히 중국에 대한 막대한 외채 부담이 시급한 문제로 거론된다. 스리랑카는 중국에 50억 달러 이상의 빚을 지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10억 달러를 추가로 대출받아 분할 납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기준 외화 보유액은 16억달러에 그친다.

가디언은 “경제 붕괴는 부분적으로 코로나19 사태와 관광산업 손실로 인한 것이지만 높은 정부 지출과 감세, 중국에 대한 막대한 부채 상환, 그리고 최저 수준의 외환보유액으로 인해 더 나빠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지스 니바드 카브랄 스리랑카 중앙은행 총재는 부채를 원활히 상환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을 중심으로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제학자 출신인 하샤 드 실바 하원 의원은 “내년 1월이 되면 외화 보유고가 ?4억3700만달러가 될 것”이라며 “국가 부도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뉴시스]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