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1994’서 소개팅하던 KFC 국내 1호점, 38년만에 문닫는다

신동진 기자

입력 2022-01-03 13:55 수정 2022-01-0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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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치킨 프랜차이즈 KFC의 국내 1호점인 종로점이 38년 만에 문을 닫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장기화로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 주된 폐점 원인으로 분석된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종로2가에 위치한 KFC 종로점은 전날 영업을 마지막으로 운영을 종료했다.

1984년 4월 처음 오픈한 KFC 종로점은 국내 1호점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개점 당시 신문에 실릴 정도로 화제였다. 당시 종로는 서울의 핫플레이스로 프랜차이즈 1호 매장들의 전쟁터였다. 미국의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 KFC가 탑골공원 앞에 1호점을 내자 같은 달 버거킹은 종로2가 사거리에 매장을 내며 맞불을 놓기도 했다.

KFC 종로점은 40년 가까이 한 자리를 지키면서 강북의 대표적인 만남 장소로 꼽혔다. 드라마 ‘응답하라1994’에서는 주인공들이 비스켓을 시켜 소개팅하던 장소로 그려지기도 했다. KFC는 1호점 개점 12년 만인 1996년 100호점을 돌파하는 등 국내 프랜차이즈 인기의 초석이 됐다. 특히 1990년대 중반 국내 도로 사정 탓에 보급이 더뎠던 ‘드라이브 스루’ 매장도 경쟁업체들보다 적극적으로 확산시켰다.

하지만 코로나 장기화로 1호점을 지켜내지 못했다. 종로점은 인근 상권이 위축되면서 식사 시간에도 좌석이 텅 빌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종로 상권은 2017년 사드 사태로 중국 관광객이 줄어든데 이어 코로나19 여파로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종로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8.7%로 서울 전체 공실률(6.7%)보다 높다. 종로2가 랜드마크였던 지오다노 매장과 커피전문점 할리스 종로 본점도 지난해 폐점했다.

KFC는 수도권 및 지방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신규 매장을 열고 있다. 지난달에는 제주시청점과 인천송도점, 청주사창사거리점, 안산선부점 등을 신규 오픈했고 보라매점을 새로 단장했다. KFC 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1974억 원으로 전년보다 5.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7억7000만 원으로 80.3%나 급감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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