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적인 영업 태도가 매출을 바꾼다[Monday DBR/김진환]

김진환 가천대 경영대학원 겸임교수, 정리=배미정 기자

입력 2022-01-03 03:00 수정 2022-01-0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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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은 언어뿐 아니라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으로 대중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이란 몸의 움직임, 손동작뿐 아니라 눈 마주침, 상대방과의 밀착, 자세, 성량, 목소리 톤, 속도, 리듬 등 언어를 제외한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의미한다. 배우 이선균은 “봉골레 파스타 하나”라고 외치는 낡고 굵은 목소리로, 가수 수지는 사인을 요청하는 팬 한 명 한 명에게 맞추는 아이 콘택트로 팬들에게 감동을 줬다. 가수 슈퍼주니어 출신인 최시원은 다소 과장된 표정과 큰 움직임의 미국식 제스처로 대중에게 친근함과 즐거움을 준다. 이처럼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일즈맨도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해 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까? 오스트리아 빈대 연구팀은 다수의 고객과 소통하는 영업 분야에서도 언어 못지않게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제스처 등을 활용한 역동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고객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연구팀은 주얼리 산업의 영업 사원과 고객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소시오메트릭 배지(Sociometric Badge)라는 웨어러블(Wearable) 기기를 영업사원과 고객에게 착용하게 했다. 이를 통해 몸의 움직임, 목소리 크기, 말하는 속도 등의 데이터를 수집해 그 효과를 분석했다.

결과는 흥미로웠다. 영업사원과 고객은 목소리 톤이 높고 말하는 속도가 빠른 역동적 그룹과 목소리의 톤과 크기에 별다른 변화가 없는 정적인 그룹으로 구분했다.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하는 역동적 그룹의 특징은 여성 사원이 많고, 영업사원과 고객 모두 연령이 낮다는 점이었다. 역동적인 영업사원 그룹의 평균 나이는 31세로 정적인 영업사원 그룹의 47세보다 16세나 어렸다. 역동적인 고객 그룹의 평균 나이도 34세로 정적인 고객 그룹의 41세보다 일곱 살 어렸다. 이는 연령대가 낮은 영업사원과 고객이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에 적극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또 영업사원이 역동적이면 그들의 고객도 역동적일 확률이 매우 높았다.

두 그룹의 가장 큰 차이는 상품 판매액에서 드러났다. 역동적인 영업사원 그룹의 판매율은 68%로 평균 판매액이 110유로인 데 반해 정적인 영업사원 그룹의 판매율은 0%였다. 또한 역동적인 커뮤니케이션은 고객에게 보다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역동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영업사원의 매력도를 높여 고객의 긍정적인 반응으로 이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본 연구는 영업사원이 목소리 톤과 크기의 변화 등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작은 변화로도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호감도를 올릴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목소리 성형’과도 같은 이런 변화는 다른 성형과 달리 누구나 일정 수준의 노력을 통해 개선할 수 있으며 쉽게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이다.

영업 관리자나 최고경영자(CEO)도 세일즈 교육을 할 때 직원들이 목소리, 자세, 제스처 같은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에 신경 쓰도록 독려할 필요가 있다. 상품이나 서비스의 내용을 언어로 빠짐없이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달하는 태도나 자세, 움직임이 훨씬 효과적일 수 있음을 인지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업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영업사원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물론이고 실무에서도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은 중요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언어와 달리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동안 연구들은 관찰자의 주관적 해석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본 연구는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한 덕분에 보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식으로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을 계량화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웨어러블 기기가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으니 앞으로 보다 다양한 방식의 실험이 가능해질 것이다. 그에 따라 영업사원의 다양한 업무 활동 행태가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다각도로 분석하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이 원고는 DBR(동아비즈니스리뷰) 334호(2021년 12월 1일자)에 실린 글 ‘목소리 톤과 제스처도 매력적인 소통 수단’의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김진환 가천대 경영대학원 겸임교수
정리=배미정 기자 soya111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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