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진 집콕에 여기저기 ‘오찾사’… 백화점, 청음실 갖추고 유혹

김하경 기자

입력 2022-01-03 03:00 수정 2022-01-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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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트렌드]
고급오디오 매출 작년 84% 급증…MZ세대 발길 늘며 주요고객으로
인테리어 효과도 좋아 1석2조…홈쇼핑-편의점도 억대제품 판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면서 고급 오디오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이 늘고 고음질의 스트리밍 음원 서비스도 확대돼 ‘좋은 소리’에 대한 수요가 커진 것이다. 고급 오디오는 인테리어 효과도 좋아 ‘1석 2조 아이템’으로 꼽힌다.

2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고급 오디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3.7% 신장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1∼11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신장률이 8.3%에 그쳤으나 코로나19 발생 이후인 2020년 1∼11월 24.3%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그 증가 폭이 더 커졌다.

뱅앤올룹슨, 드비알레 등 수백만 원부터 수천만 원까지 하는 고급 오디오에 대한 관심은 MZ세대 사이에서 더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고급 오디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6% 늘어난 가운데 MZ세대의 매출이 128% 신장했다. 또 지난해 전체 고급 오디오 매출 중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42%로, 전년보다 11%포인트 늘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MZ세대의 플렉스 문화가 명품에 이어 고급 오디오에까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최근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MZ세대 소비자를 중심으로 고급 오디오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 뱅앤올룹슨 매장 청음실에서 고객이 음악을 듣는 모습. 각 사 제공
백화점업계는 오디오의 사운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청음실을 확대해 소비자의 발걸음을 끌어내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뱅앤올룹슨 매장을 실제 집과 같이 꾸미고 그 안에서 제품들을 직접 사용해 볼 수 있도록 했고, 동탄점의 드비알레는 드비알레의 모든 음향 제품을 자유롭게 비교하며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특히 건대스타시티점 테일러드홈에 오픈한 오디오 편집숍 ‘오드 오디오’에서는 드비알레, 프로그레시브, 제네바, 루악 등 유명 브랜드의 제품을 한자리에서 들어볼 수 있는 리스닝룸을 조성했다. 이곳 구매 고객의 67%는 MZ세대일 정도로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 지하 2층에 고급 오디오 편집숍과 서점으로 구성된 복합 매장 ‘LSR(listening room)×스틸북스’를 조성했다. 드비알레를 비롯해 LP 등 각종 음반과 오디오 제품이 매장 전면에 배치돼 있는 가운데 판매 중인 음반을 청음실에서 오디오로 들어볼 수 있다.

홈쇼핑업계도 고급 오디오 판매에 나서고 있다. 최근 CJ온스타일은 뱅앤올룹슨 베스트셀러 모델을 TV홈쇼핑 중 단독 판매했다. 통상적으로 시청률과 판매량이 낮은 시간대인 일요일 오후 11시 45분에 방송이 진행됐지만 주문 금액은 2억3000만 원을 기록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집콕 시간이 더 늘어난 가운데 최근 반도체 수급 이슈로 하이엔드급 수입 오디오 물량이 시중에 부족한 상태라 고급 오디오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고 판매에 나섰다”며 “앞으로도 몇 차례 고급 오디오 판매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J온스타일이 판매하는 뱅앤올룹슨 ‘베오플레이 A9’ 4세대 제품(위)과 GS25가 1억3340만 원에 판매하는 윌슨베네시사의 레졸루션 오디오 세트. 각 사 제공
최근에는 편의점들까지 새해 명절 선물 세트로 명품 오디오를 선보이고 나섰다. 편의점 GS25는 명절 선물 상품 822종 가운데 프리미엄 상품으로 1억3340만 원의 영국 윌슨베네시사의 레졸루션 오디오세트를 내놨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고급 오디오가 인기를 끄는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구성”이라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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