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호미곶 해돋이·제부도 해넘이, 안방서 보세요

황재성기자

입력 2021-12-31 10:35 수정 2021-12-3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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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명소 72곳 선정했지만 장소 통제 많아

우리국토에서 섬을 제외하고는 가장 먼저 해가 뜬다는 포항 영일만 호미곶에서 상생의 손과 함께 카메라에 잡힌 해돋이 전경. 국토교통부 제공

2022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명리학에 따르면 내년은 임인년(壬寅年), ‘검은 호랑이의 해’로 풀이된다. 호랑이는 예로부터 액운을 물리치는 능력을 지닌 영물로 여겨졌다. 이런 이유로 최근 2년 간 인류를 괴롭혀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종식을 기대하며 새해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적잖다.

국토교통부와 국립지리정보원이 2022년 새해 첫날 해돋이·해넘이를 즐길 수 있는 명소 72곳을 선정해 31일(오늘) 발표했다. 코로나19를 끝내고 단계적인 일상회복을 거쳐 새로운 시대로의 도약을 기원한다는 뜻도 담았다.

이번에 소개된 장소들은 국가지명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국가가 고시·관리하는 지명을 가진 곳들이다. 국립지리원 누리집과 국토정보플랫폼에서 지명의 유래와 관련 설화 등 다양한 정보도 볼 수 있다.

72곳을 지역별로 보면 강원 경북 경남 부산 울산 등 동해권에서 34곳이 선정돼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이어 인천 경기 충남 전남 전북 제주 등 서해안권에서 26곳이 명소로 추천됐다. 나머지 바다를 접하지 않으면서 해돋이·해넘이를 즐길 수 있는 서울 대구 대전 충북 등지에서 모두 12곳이 선정됐다.

다만 이들 지역 상당수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폐쇄될 가능성이 크다. 대신 해당 지자체와 기업들이 유투부 등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해돋이를 생중계할 예정이므로, 이를 이용한 언택트 해돋이를 즐길 수 있다.


● 동해권…강원 경북 경남 부산 울산 등 34곳
동해권 지역 가운데 호랑이나 해와 관련된 지명이나 유래를 가진 곳들이 적잖다. 이 가운데 경북 포항의 호미곶과 부산에 위치한 의상대는 대표적이다.

호미곶은 정확한 행정구역은 경북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대보리이다. 당초 지형이 말갈기처럼 생겼다 해서 조선시대부터 장기곶으로 불렸던 곳이다. 하지만 한반도 모양을 호랑이로 묘사했을 때 ‘호랑이의 꼬리’에 해당하는 지역으로, 2002년부터 현재의 이름인 호미곶으로 고시됐다.

의상대는 부산시 금정구 청룡동에 있는 바위에 붙은 지명이다. 범어사를 창건한 의상대사가 이곳에서 동해를 바라보며 국태민안(國泰民安·나라의 태평과 백성의 편안함)을 빌었다는 유래가 전해지는 곳이다.

이밖에 △강원에서 강릉시 대관령 등 7곳 △경북에선 영덕군 강구 등 12곳 △경남에선 통영시 망일봉 등 3곳 △부산에선 해운대구 송동 등 11곳 △울산에선 울주군 간절곶 1곳이 명소로 추천됐다. 젊은 연인들이 해돋이 명소로 즐겨 찾는 강원도 강릉시 정동진은 추천명단에서 빠졌다.


● 서해권…인천 경기 충남 전남 전북 제주 등 26곳
서해안권에서는 제주의 ‘비양동’과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달아미’가 해와 관련한 지명 설화를 갖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비양동은 제주도 동쪽 끝 우도에 있는 마을이다. 행정구역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우도면 연평리이다. 이곳에서 해가 뜨는 광경을 보면 마치 수평선 속에서 해가 날아오르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해서 ‘비양(飛陽)’으로 부른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달아미는 충남 아산시 송악면 평촌리에 위치한 지역으로, ‘동쪽에서 해가 뜨면 제일 먼저 비치는 부락’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밖에 △인천에선 옹진군 백령도 1곳 △경기에선 파주시 심학산과 화성시 제부도 2곳 △충남에선 보령시 대천해수욕장 등 7곳 △전북에선 부안군 곰소 1곳 △전남에선 목포시 유달산 등 8곳 △제주에선 서귀포시 마라도 등 7곳이 각각 해돋이와 해넘이 명소로 선정됐다.


● 기타…바다에 접하지 않는 지역 12곳
바다를 접하지 않았지만 해돋이나 해넘이를 볼 수 있는 명소로 지정된 곳은 모두 12곳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7곳이고, 대구 2곳, 대전 2곳, 충북 1곳이다.

이 가운데 호랑이와 연관이 깊은 곳은 서울 서대문구와 종로구에 걸쳐있는 ‘인왕산’이다. 행정구역으로는 서울 종로구 옥인동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호랑이가 자주 나타나 사람들을 해치던 지역이었는데, 새로 부임한 현감이 부적을 통해 호랑이를 내쫓았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이밖에 서울에서는 마포구 상암동, 서대문구 안산, 광진구 아차산, 성동구 응봉동, 영등포구 선유도, 강서구 개화산 등 7곳이 해돋이 명소로 선정됐다.

대구에선 남구 앞산과 신천이 모두 해돋이 명소로 추천됐다. 대전에서는 중구 보문산과 동구 대동전이 해돋이를 즐기기 좋은 곳으로 이름을 올렸다. 충북에선 충주시 계여산이 해돋이는 물론 해넘이 명소로 선정됐다.


● 폐쇄되는 곳 많아 온라인으로 해돋이 감상해야
다만 이번에 선정된 72곳 가운데 상당수는 31일(오늘)부터 2일까지 폐쇄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의 유행에 따라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함에 따라 해당 지자체와 국립공원공단 등에서 임시 폐쇄 조치를 내린 탓이다. 교통체증을 뚫고 어렵게 현장을 찾더라도 제대로 된 해돋이를 즐기기 어려울 수 있다는 뜻이다.

대신 지자체와 국립공원공단, SK 등 기업들이 해돋이 상황을 유투브 등 SNS를 통해 생중계할 예정이다. KBS도 올해에 이어 2022년에도 전국의 재난감시 CCTV를 활용해 해돋이를 온라인을 생중계한다. 1일 오전 6시부터 유투브 채널 ‘세이프K’를 통해 동해안 곳곳의 해 뜨는 광경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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