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는 대부업체 늘어나는데…법정 최고금리 인하 또 추진

뉴시스

입력 2021-12-31 05:12 수정 2021-12-31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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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최고금리 인하 여파로 대부업체 이용자 수가 꾸준히 줄자 문을 닫는 대부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이 가운데 여당이 법정 최고금리 추가 인하를 위한 법 개정에 속도를 내고 있어 대부업체들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질 조짐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월컴크레디라인대부와 애니원캐피탈대부는 지난 27일 금융위원회에 대부업 라이선스를 반납했다. 웰컴금융그룹은 웰컴저축은행을 출범시키면서 당초 2024년까지 대부사업을 정리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대부업 시장 환경이 악화되며 철수 시기를 3년 가량 더 앞당겼다.

최근 들어 대부업 대출잔액과 이용자 수는 해마다 대폭 줄어들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하반기 대부업 실태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부업 대출잔액은 14조5000억원으로 2019년 말(15조9000억원) 대비 약 8.8%(1조4000억원) 감소했다. 대부업 이용자 수도 같은 기간 138만9000명으로 2019년 말(177만7000명) 대비 21.8% 가량 줄어들었다.

이처럼 대부업 시장이 쪼그라들고 있는 주 원인으로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가 꼽힌다. 정부는 2014년 연 34.9%였던 법정 최고금리를 2016년 연 27.9%, 2018년엔 연 24%로 내린 데 이어 올해 7월엔 20%까지 인하했다. 문제는 최고금리 인하로 촉발된 대부업 시장 축소가 불법사금융 시장 확대라는 풍선효과로 나타날 수 있다는 데 있다.

임승보 대부금융협회장은 지난달 열린 소비자금융컨퍼런스에서 “대부업 대출 잔액이 2년 새 3조원 감소했고 이용자 수는 정점인 2015년 말 대비 거의 절반으로 축소됐다”며 “서민금융 공급 기능의 훼손으로 불법사금융이 확산할 우려가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대선 국면을 맞아 최고금리 인하 법안은 또 다시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법정 최고금리를 10~15%로 내리자며 발의된 법안은 이미 10건을 넘어선 상황이다. 지난 7월 법정 최고금리가 연 24%에서 20%로 낮아진 지 불과 6개월 만에 최고금리를 추가 인하하려는 정치권의 시도에 대부업권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대부업계 관계자는 “법안의 취지는 서민 부담 완화에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 최고금리를 급격히 인하할 경우 금융 취약계층이 불법사채로 내몰리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도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대출 문턱이 높아짐에 따라 기존에 대출이 가능했던 사람들도 대출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이들을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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