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14년만에… 폴더블폰이 새 폼팩터로

서형석 기자

입력 2021-12-31 03:00 수정 2021-12-31 10:46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삼성 ‘갤럭시Z’ 올해 800만대 팔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애플 아이폰, 삼성전자 갤럭시S60엣지, LG전자 G5, 구글프로젝트 아라,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
화면이 접히는 스마트폰인 폴더블폰이 글로벌 시장에 안착하면서 획일적이었던 바(막대) 형태의 스마트폰 폼팩터에 의미 있는 변화가 이뤄졌다. 2007년 애플 아이폰이 나온 후 새로운 폼팩터를 도입하려는 여러 변화 시도들이 있었지만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폼팩터란 제품의 물리적 외형을 의미한다.

3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갤럭시Z’ 시리즈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갤럭시Z 시리즈는 화면이 접히는 방향에 따라 가로(좌우)로 접히는 Z폴드, 세로(상하)로 접히는 Z플립이 있다. 스마트폰 업계에서는 지난해 200여만 대 팔린 갤럭시Z 시리즈의 올해 판매량이 800만 대 이상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폴더블폰 시장은 사실상 삼성전자 독주 체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세계 폴더블폰 시장 규모는 900여만 대고, 삼성전자가 이 중 88%를 차지한다고 보고 있다.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3배 불어나는 동안 갤럭시Z 시리즈는 4배로 커지며 시장 장악력이 더 커진 것이다.

갤럭시Z 시리즈의 흥행은 ‘스마트폰=바 형태’라는 인식을 바꿔줄 새로운 폼팩터가 처음 등장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애플의 후속 제품은 물론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내놓은 스마트폰들이 모두 바형이었다. 매년 신규 제품을 출시할 때도 형태 변화는 크지 않았고,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카메라 성능 향상, 메모리 및 저장소 용량 증가 등의 경쟁만 이뤄졌다.


그렇다고 폼팩터 변화 시도가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삼성전자는 2011년 손 글씨 기능을 지원하는 대화면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에 S펜을 기기에 넣었다. 노트는 지난해까지 연간 1000만 대가량 팔린 인기 모델이다. 2015년 갤럭시S6엣지는 화면 양 끝을 곡면으로 깎은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았다. 모두 바형이라는 큰 틀을 깨진 못했다. 자동차로 따지면 보통 5∼7년에 한 번씩 나오는 풀체인지 모델이 아니라 2∼3년마다 출시되는 페이스리프트(부분개선) 모델이었던 셈이다.

지금은 스마트폰 사업을 접은 LG전자도 다양한 형태를 시도했지만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2016년 카메라, 음향, 배터리 등 기능별 모듈을 끼웠다 뺐다 하면서 쓰는 ‘G5’는 탈·부착 시 유격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못했고 활용성도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LG전자는 1년 만에 모듈형 폼팩터를 포기했다.


갤럭시Z도 2019년 첫 제품 갤럭시 폴드 등장 때는 초도 물량의 내구성을 두고 우려가 제기됐다. 한 외신 기자가 “갤럭시 폴드로 소시지를 싸 드시라”며 사진을 올리며 조롱할 때만 해도 업계에서는 폴더블폰의 대중화를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올해 출시된 Z폴드3, Z플립3는 차별화된 디자인과 함께 방수방진, 내구성 등의 기능 개선에 힘입어 흥행에 성공했다.

이 추세라면 갤럭시Z 시리즈 판매는 내년 처음으로 1000만 대를 넘고, 2023년에는 225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화웨이, 오포 등 중국 업체들도 삼성전자에 이어 폴더블폰 출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스마트폰의 원조인 애플도 2023년 폴더블폰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폴더블폰이 이른바 ‘대세 폼팩터’로 성장하고 있다는 얘기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