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올해 73조 넘게 사들이고… 외국인, 25조 ‘셀코리아’
이상환 기자 , 김자현 기자
입력 2021-12-30 03:00 수정 2021-12-30 03:00
하반기 들어 증시 박스권 혼조세
올 들어 ‘동학개미’는 유가증권시장에서 73조 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이며 국내 증시가 연일 신기록을 세우는 데 주축이 됐다. 하지만 외국인투자가들은 반도체 등 국내 주력 제조업의 업황 우려에 25조 원 넘는 주식을 팔아치우며 ‘셀코리아’에 나섰다.
하반기(7∼12월) 들어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동학개미들의 투자 수익률은 부진한 반면 외국인이 순매수한 종목들은 좋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 들어 이달 2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25조7186억 원어치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33조6034억 원)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해 22조 원 이상을 팔아치운 데 이어 2년째 역대급 매도에 나선 것이다.
외국인의 매도세는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에 집중됐다. 보통주(18조472억 원)와 우선주(4조4345억 원)를 더해 총 22조4817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외국인의 코스피 전체 순매도 금액의 87%에 이르는 규모다.
미국의 긴축 신호로 신흥국 증시에서 외국인 이탈이 본격화된 가운데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까지 겹친 영향이 크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플레이션,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신흥국에서 외국인 자금이 대거 이탈했다”며 “이 과정에서 반도체 가격 고점 논란까지 불거지자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비중이 높은 반도체, 전기·전자 등 대형주 위주로 매도했다”고 말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73조1174억 원을 순매수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이는 올 1월 코스피가 사상 처음 3,000을 돌파한 데 이어 6월 3,300 고지까지 밟는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 확산, 글로벌 공급망 쇼크 등으로 코스피가 11월 연중 최저점(2,839)으로 떨어지자 개인투자자 역시 지난달부터 순매도세로 돌아섰다.
올해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연초에 비해 주가가 오른 종목은 5개뿐이었다. 순매수 1, 2위 종목인 삼성전자와 현대모비스의 수익률은 각각 ―3.3%, ―7.5%였다.
이와 달리 외국인이 많이 사들인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7개는 주가가 크게 뛰었다. 특히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4, 5위 종목인 하이브와 에코프로비엠의 수익률은 126%, 179%에 이른다. 2, 3위인 SK텔레콤과 KB금융도 30% 안팎으로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외국인의 셀코리아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미국의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외국인의 신흥국 이탈이 계속될 것”이라며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이슈 등으로 국내 증시 상승세도 꺾이면서 동학개미의 대규모 매수세도 계속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올 들어 ‘동학개미’는 유가증권시장에서 73조 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이며 국내 증시가 연일 신기록을 세우는 데 주축이 됐다. 하지만 외국인투자가들은 반도체 등 국내 주력 제조업의 업황 우려에 25조 원 넘는 주식을 팔아치우며 ‘셀코리아’에 나섰다.
하반기(7∼12월) 들어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동학개미들의 투자 수익률은 부진한 반면 외국인이 순매수한 종목들은 좋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 들어 이달 2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25조7186억 원어치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33조6034억 원)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해 22조 원 이상을 팔아치운 데 이어 2년째 역대급 매도에 나선 것이다.
외국인의 매도세는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에 집중됐다. 보통주(18조472억 원)와 우선주(4조4345억 원)를 더해 총 22조4817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외국인의 코스피 전체 순매도 금액의 87%에 이르는 규모다.
미국의 긴축 신호로 신흥국 증시에서 외국인 이탈이 본격화된 가운데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까지 겹친 영향이 크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플레이션,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신흥국에서 외국인 자금이 대거 이탈했다”며 “이 과정에서 반도체 가격 고점 논란까지 불거지자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비중이 높은 반도체, 전기·전자 등 대형주 위주로 매도했다”고 말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73조1174억 원을 순매수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이는 올 1월 코스피가 사상 처음 3,000을 돌파한 데 이어 6월 3,300 고지까지 밟는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 확산, 글로벌 공급망 쇼크 등으로 코스피가 11월 연중 최저점(2,839)으로 떨어지자 개인투자자 역시 지난달부터 순매도세로 돌아섰다.
올해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연초에 비해 주가가 오른 종목은 5개뿐이었다. 순매수 1, 2위 종목인 삼성전자와 현대모비스의 수익률은 각각 ―3.3%, ―7.5%였다.
이와 달리 외국인이 많이 사들인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7개는 주가가 크게 뛰었다. 특히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4, 5위 종목인 하이브와 에코프로비엠의 수익률은 126%, 179%에 이른다. 2, 3위인 SK텔레콤과 KB금융도 30% 안팎으로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외국인의 셀코리아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미국의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외국인의 신흥국 이탈이 계속될 것”이라며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이슈 등으로 국내 증시 상승세도 꺾이면서 동학개미의 대규모 매수세도 계속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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