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월드컵 호재에도… “TV시장 내년에도 뒷걸음”

서형석 기자

입력 2021-12-29 03:00 수정 2021-12-29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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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조사업체, 2년 연속 하락세 전망


내년은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과 11월 카타르 월드컵이 예정돼 ‘올림픽 특수’ ‘월드컵 특수’가 겹친 해다. 그런데도 내년 세계 TV 시장 규모에 대해서는 부정적 전망이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대규모 보복소비로 2020년 정점을 찍은 TV 시장이 올해에 이어 2년 연속 하락세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반면 QLED, OLED 등 프리미엄 TV 시장은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영국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세계 TV 출하량은 내년 2억1570만 대로 올해 2억1660만 대보다 90만 대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TV 출하량이 2억1500만 대 선으로 내려앉는 건 2017년 후 5년 만이다. TV 핵심 부품인 패널별로 나눠 보면 액정표시장치(LCD) TV 출하량은 내년 2억770만 대로 2020년(2억2181만 대) 대비 6.3%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LCD TV 출하량은 2011년 후 11년 만에 가장 낮은 규모로 2억 대 붕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TV 시장은 2020년 코로나19 창궐로 인한 세계적인 보복소비 현상에 힘입어 2500달러(약 300만 원) 이상의 프리미엄 TV 판매가 호조세를 보였다. 크기별로는 65인치 이상의 대형 모델 판매가 크게 늘어났다. 그해 초만 하더라도 2020 도쿄 올림픽이 예정대로 7월 개막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은 물론 집밖 출입도 조심스러워지면서 가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크고 좋은 TV에 거침없이 지갑을 연 것이다. 고가 제품들인 삼성전자 QLED TV와 LG전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등이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세계 TV 시장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뒷걸음질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비롯한 프리미엄 제품은 향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LG전자 OLED TV.
지난해 재미를 본 TV 업계는 당장 올해부터 상대적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올해 또는 내년 TV 교체 시기를 맞을 예정이었던 고객들이 1, 2년씩 앞당겨 TV를 미리 구매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수요가 이미 정점을 지났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소득 정체도 TV 시장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TV 업체들은 이른바 ‘대목’으로 불리던 올림픽 및 월드컵을 놓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과거 2006년 독일 월드컵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은 풀HD(FHD·1920×1080) 방송에 따른 특수를 이끌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과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은 4K 초고화질(UHD·3840×2160) TV 수요를 창출한 바 있다. 이에 더해 디지털 방송 전환 완료, TV 대신 스마트폰 등 소형 디바이스를 활용한 콘텐츠 소비 증가, LCD TV 보편화 등도 TV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요소들이다.

QLED, OLED 등 프리미엄 TV 시장은 출하량이 늘어나는 등 성장이 이어진다. 2500달러 이상의 QLED TV 출하량은 1분기(1∼3월) 30만9000대에서 2분기(4∼6월) 23만8000대로 주춤했지만, 3분기(7∼9월) 27만8000대로 반등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신형 네오(Neo) QLED TV를 비롯한 마이크로LED 등을 내년 주력 상품으로 내세울 예정이다.

옴디아는 프리미엄급에 속하는 OLED 시장도 내년 출하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650만 대였던 OLED TV 시장 규모가 내년에는 당초 예상치 740만 대를 크게 웃도는 800만 대에 달할 것이란 예상이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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