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토보유세 대신 ‘배당금제’…이름만 바꿔 다시 추진

최혜령 기자 , 조아라 기자

입력 2021-12-28 19:23:00 수정 2021-12-28 19:3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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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서 열린 복지국가실천연대 간담회 ‘청년 그리고 사회복지사를 만나다’에서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직속기구인 부동산개혁위원회가 28일 공식 활동 시작과 함께 ‘토지이익배당금제’를 꺼내들었다. 이 후보가 국토보유세와 기본소득에 대해 “국민이 반대하면 안한다”며 한 발 물러섰지만, 사실상 국토보유세와 같은 개념인 토지이익배당금제라는 이름으로 차기 정권에서 추진하겠다고 나선 것.

● “이름 잘못 지었다”는 국토보유세 대신 ‘배당금제’
이 후보의 ‘부동산 멘토’로 알려진 이상경 가천대 도시계획조경학부 교수가 위원장을 맡은 부동산개혁위는 28일 서울 영등포구 민주당사에서 출범식을 열고 활동을 시작했다. 이 위원장은 선언문에서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 혁파를 위한 정책은 토지이익배당금제를 도입하는 것”이라며 “부동산 실효세율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고 이를 통하여 확보한 세수 전액을 전 국민에게 기본소득으로 지급하는 정책으로 부동산의 불로소득을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보 경선 전부터 국토보유세와 기본소득은 이 후보의 양대 핵심 공약이었다. 국토보유세를 신설해 부동산 불로소득을 환수하고, 이를 기본소득의 재원으로 쓰겠다는 것. 다만 증세 논란 등이 뒤따르면서 이 후보는 7일을 마지막으로 20일 넘게 국토보유세를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이 후보는 양도소득세(양도세),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등 세금 부담 완화 주장에 집중했다. 하지만 이 후보 직속 부동산 기구는 출범 첫날 국토보유세와 같은 개념인 토지이익배당금제를 주장하며 다시 한 번 추진 의지를 밝힌 것.

이 후보 측이 ‘토지이익배당금제’ 용어를 꺼낸 것은 국토보유세의 명칭이 반발을 불러왔다는 판단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국토보유세는 기본적으로 소득을 배분하자는 건데 ‘세금’이라는 이름 때문에 증세하는 것처럼 오해가 생겼다”며 “후보가 국민 동의를 전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알기 쉽게 설명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후보도 1일 언론 인터뷰에서 “압도적 다수가 혜택을 보는데 ‘세금’이라 하니 반대가 많다. 이름을 잘못 지었는데 아예 그러면 이름을 ‘토지이익배당’ 이렇게 바꿔볼까 생각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부정적 의미를 부를 수 있는 ‘세(稅)’를 빼고 ‘배당금’으로 이름을 바꾼 것.

그러나 국토보유세와 토지이익배당금제는 토지를 가진 모든 사람에게 세금을 물린다는 개념은 같다. 현행 보유세 체계에서는 사업용 토지나 농지 등 용도가 다른 토지에 각각 세율을 달리하지만 이 후보 측은 가격이 비슷한 토지에 같은 세율을 매기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를 두고 여권 내에서도 “업무용 토지나 1주택자 등에는 세율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아 현실화까지는 적잖은 진통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이 후보 측은 토지이익배당금제 시행 시점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토지이익배당금제 제안에 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 황규환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설익은 논의로 국민 혼란을 가중시키고, (국토보유세) 반대 여론이 절반이 넘자 고개를 숙이더니, 이름만 슬쩍 바꾸며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며 “대체 무엇이 이 후보의 진심이고, 무엇이 이 후보의 진짜 공약인가”라고 비판했다.


● 종부세 완화 소급에 정부는 반대
이 후보가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종부세 완화 소급 적용도 정부의 반발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박완주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정부는 소급적용에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며 “당정이 종부세와 관련해 완전히 합의하지 않았고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양도세, 종부세 등의 완화를 주장하고 있는 이 후보는 이날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했다. 이 후보는 한국지역언론인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수요 억제 정책은 실패했다”며 “내 판단에 (공급이) 부족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도, 시장을 존중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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