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보다 기대되는 내년”…다사다난한 한해 보낸 유업계

뉴시스

입력 2021-12-28 17:53 수정 2021-12-28 17:53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유업계는 다사다난한 2021년을 보냈다. 유업계는 최근 몇년간 출생률 감소에 따른 우유 시장 축소 등으로 성장 정체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발생한 코로나19 사태는 유업계를 더욱 암울하게 만들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유업계는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의 등교 일수가 감소하며 잉여유 처리로 골머리를 앓았다. 학교로 공급되는 우유 계약 물량 중 상당수가 납품되지 않으면서 실적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안팎에서 벌어진 논란도 많은 한 해였다. 남양유업은 불가리스 사태로 올 한해 홍역을 치렀고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여성 혐오 논란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소비자들은 이들 회사에 대한 불매 운동 전개를 주장하기도 했다.

내년도 전망과 관련해서는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학생들의 전면등교가 실시되며 급식 우유 납품 분야에서의 실적 정상화 등이 이뤄질 수 있다. 또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상한 판매가격이 실적에 반영될 수 있어서다.

28일 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급식우유 공급량이 줄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유업계는 올해도 학교로 공급되는 우유 계약 물량 중 상당수가 납품되지 못했다. 급식우유 시장 점유율은 서울우유협동조합이 50%, 남양유업 35% 수준이다.

이들 업체는 지난해 급식 우유 매출이 계약물량치 대비 25~30% 수준에 그쳤으며 올해도 이 같은 상황은 반복됐다. 올 하반기부터 전면 등교 시행으로 상황은 나아졌지만 매출액 대비 급식우유 매출이 비중이 높은 기업은 어려움을 겪었다.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으로 급식 우유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냉동 가정간편식(HMR) 제품 출시, 배달 이유식 강화, 단백질 제품 라인업 확장 등 하반기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유업계를 둘러싼 논란도 많았다.

남양유업은 지난 4월 개최된 ‘코로나19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가 논란을 빚었다.

소비자들은 남양유업에 대한 불매운동을 거론하며 회사를 압박했다.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자 홍원식 회장은 공식 석상에 나서 회장직 사퇴는 물론 회사 매각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홍 회장은 이후 한앤컴퍼니와 지난 5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지만 양측은 계약 내용에 대한 간극을 줄이지 못하고 결국 매각은 결렬, 법정 공방을 벌이게 됐다. 오너 리스크는 한앤코와의 법정 공방이 끝나는 기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이후 홍 회장은 한앤컴퍼니와의 법적 분쟁 해결을 전제로 대유위니아그룹에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 일련의 사태로 인해 소비자들의 실망감은 극대화됐고 기업 이미지 실추에 따른 매출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하반기에는 여성 혐오 논란이 불거졌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여성이 젖소로 변하는 광고 영상을 게재했다가 여혐 논란에 휩싸였다. 네티즌들은 영상에서 여성을 젖소로 비유하고 불법 촬영을 하는 모습을 담은 데 대해 불쾌함을 드러냈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가 2014년 제작한 웹툰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 ‘밀키’가 도마에 오랐다. 밀키가 젖소를 연상시키는 얼룩무늬 원피스를 입고 등장하는 것이 문제가 됐다.

밀키는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캐릭터로 그려졌지만 젖소 무늬 원피스를 입고 목에는 소에게 다는 방울을 달고 있는 캐릭터로 묘사돼 구설수에 올랐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낸 유업계의 내년도 전망은 어떨까.

유업계에서는 내년도에도 장담할 수 없다고 푸념했다. 급식 우유 매출이 2020년 계약물량치 대비 25~30% 수준에서 2021년 40% 수준까지 상승한 것은 희망적인 부분이다. 내년에도 전면 등교가 실시될 경우 매출은 더욱 오를 수 있다.

다만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학사 일정이 변동될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우유 급식률이 높은 초등학생이 경우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닌데다 코로나 확산세에 따라 부분 등교를 실시하는 학교가 많아질 수 있어서다.

올해 제품 판매가격을 올렸고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 것은 내년도 실적에 희망적인 요소로 꼽힌다. 판매 가격 인상분이 실적에 반영될 수 있는데다 우유 제품에 국한하지 않고 상품 카테고리를 넓힌 것은 향후 사업 확장성을 높일 수 있어서다.

소비자들의 신뢰도 회복은 유업계의 숙제다. 남양유업의 불가리스 사태, 서울우유의 여혐 논란 등이 발생할 경우 유업계 전체에 대한 불신을 높여 경쟁사는 물론 비슷한 제품군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 한해는 유업계를 둘러싼 악재가 많이 발생했다. 꾸준한 소비가 이뤄져야 하는 제품군에서 소비자들의 신뢰도 하락 현상이 발생했다는 점이 아쉽다”며 “내년에는 올해보다는 상황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