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부자 지형 변화…김범수·방시혁 등 신흥부호 급부상

뉴시스

입력 2021-12-28 10:02 수정 2021-12-2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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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오너 일가 중심의 주식 부호 지형에 올해 큰 변화가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가치 상승과 초대형 IPO(기업공개)의 영향으로 김범수 카카오 의장, 방시혁 하이브 의장 등 신흥 주식 부자가 출현한 데 따른 것이다.

주식부자 순위 30위권 내에 속한 이들 창업 부호 수는 연초 6명에서, 연말 현재 13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28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상장사 주식을 보유한 개인 상위 500명의 주식 가치는 연초 146조1661억원에서 연말 184조6408억원으로 26%(38조4747억원) 증가했다.

국내 상장사 주식을 보유한 개인 2만여 명의 1월4일 종가 기준과 12월24일 종가기준 지분가치의 변화를 조사한 결과다. 252명은 증가한 반면 248명은 감소했다.

주식부자 상위 500명 중에서 보유주식 가치가 1000억원 이상 증가한 사람은 56명이며, 1조원 이상 불어난 사람도 13명으로 집계됐다. 상속으로 재산이 갑자기 늘어난 삼성 오너 일가를 제외하더라도 9명의 보유주식가치가 1조원 이상 불어났다.

주식부호 1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그의 보유지분 가치는 14조4603억원으로, 연초 대비 51%(4조8855억원) 증가했다. 고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받은 상속 지분 증가에 따른 것이다. 2위도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11조482억원)이 이름을 올렸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7조2529억원)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6조5501억원)도 연초 공동 12위에서 연말 각각 3위와 5위로 뛰었다.

반면 삼성 오너 일가 4명을 제외하면 재벌 오너가의 순위는 대부분 밀렸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연초 주식 부자 2위에서 연말에는 6위로 떨어졌다. 보유지분 가치는 연말 기준 2% 떨어진 5조3406억원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같은 기간 5위에서 9위(3조7177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7위에서 10위(3조3316억원), 구광모 LG그룹 회장 9위에서 18위(2조655억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9위에서 36위(7068억원)로 각각 순위가 하락했다. 업종에 따라 주식 가치가 정체 또는 하락하면서 순위가 하락했다고 리더스인덱스 측은 설명했다.

다만 이례적으로 한진그룹 창업주 고(故) 조중훈 회장의 4남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은 상속 주식 없이도 연초 대비 주식 가치 상승 만으로 연초 25위에서 연말 8위에 올랐다. 이 기간에 그가 소유한 지분의 가치는 9594억에서 3조9604억으로 313%(3조10억원) 증가했다.

재벌 오너 일가가 물러난 자리는 창업 부호들이 채웠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연초 대비 보유 주식의 가치가 36% 늘어난 6조7402억원을 기록하며 4위에 올랐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도 14위에서 7위로 도약했다. 그가 소유한 지분가치는 4조4780억원으로 129%가량 뛰었다.

이어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11위(3조2539억원·신규상장), 김대일 펄어비스 의장 14위(2조9794억원·전년 20위), 박관호 위메이드 의장 15위(2조5873억원·전년 90위), 조영석 에스디바이오센스 의장 19위(1조7696억원·신규상장) 등이다.

그러나 창업부호 중에서도 바이오 기업들은 순위가 하락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연초 2조5736억원에서 1조4192억원으로 45% 감소하면서 순위도 10위에서 22위로 내려앉았다.

또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는 24위에서 43위(5954억원), 천종윤 씨젠 대표는 28위에서 44위(5838억원), 정용지 케어젠 대표 48위에서 60위(4544억원)로 각각 순위가 떨어졌다.

리더스인덱스는 “전통 대형주들의 가치가 소폭 증가한 반면 IT, 게임, 엔터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경제의 지속으로 산업생태계의 변화가 부호들의 지형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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