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식량문제 해결 앞장” K농업기술 전파

안소희 기자

입력 2021-12-28 03:00 수정 2021-12-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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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서아프리카에 자리한 세네갈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심각한 식량 부족에 허덕여야만 했다. 쌀이 주식임에도 자급률이 낮아 50% 이상을 수입쌀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나라꽃이 ‘벼’일 정도로 농업에 대한 애정이 깊었지만 벼를 수확할 만한 농업기술이나 여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 이들이 SOS를 보낸 곳은 우리 농촌진흥청. 농진청은 2016년 ‘한-아프리카 농식품 기술혁력협의체(KAFACI)’를 통해 ‘아프리카 벼 개발 파트너십’ 사업에 뛰어들었고 아프리카 벼 연구소와 함께 현지에 맞는 다수성 벼 품종을 개발하고 보급했다. 한국 통일형 벼를 이용해서 만든 새로운 품종 ‘이스리(ISRIZ)’는 풍부한 수확량을 자랑하며 세네갈 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BTS와 오징어게임 등 한국 대중문화만 세계로 뻗어나가는 것이 아니다.농진청의 주도로 한국의 농업기술, 이른바 K농업기술은 글로벌 식량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며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K농업기술이 퍼져나가는 데는 2009년 시작된 농진청의 ‘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KOPIA·코피아)’ 사업이 혁혁한 역할을 하고 있다. 농진청은 현재 22개국에 코피아를 설치해 농업기술전문가를 현지에 파견, 국가별 맞춤형 농업기술을 개발·실증·보급하고 있는데 이는 실질적인 농업혁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례로 에콰도르 센터는 에콰도르에 적합한 씨감자를 보급하고 재배기술을 지원하며 참여 농가의 감자 생산량을 최대 40%까지 늘렸다. 이를 인정받아 코피아 에콰도르 센터는 2020년 유엔 산하 ‘팩토 글로벌 레드 에콰도르 네트워크’에서 빈곤퇴치 분야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옥수수 종자를 전량 수입하는 상황에 놓여 있던 캄보디아의 옥수수 종자 자립화에도 기여했다. 코피아 협력사업을 통해 품종 선발과 육종 기술을 캄보디아에 전수한 결과, 2018년 생산성 높고 질병에 강한 캄보디아 최초의 1대 잡종 옥수수 신품종을 개발하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농진청은 아울러 해외 국가들과 농식품 기술협력협의체를 운영하며 가뭄, 식량부족 등 지역별 현안에 대처하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의 농업문제 해결을 위한 ‘한-아프리카 농식품기술협력협의체(KAFACI·카파시, 23개국)’가 있다면 아시아에서는 ‘한-아시아 농식품기술협력협의체(AFACI·아파시,13개국)’, 중남미에서는 ‘한-중남미 농식품기술협력협의체(KoLFACI·콜파시, 12개국)’가 운영되고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해외에서 K-농업기술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기후변화 등에 대응하며 국제사회와 공조해 식량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안소희 기자 ash03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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