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덮친 CES… MS-GM-구글 줄줄이 대면행사 취소

서형석 기자

입력 2021-12-27 03:00 수정 2021-12-2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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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의 전시 코로나로 휘청… 美기업들 온라인 행사로 전환
삼성-현대차-LG 등 국내기업들, “거래처 확보-신기술 동향 확인”
현장행사 예정대로 진행 방침



내년 1월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2’를 앞두고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우려한 미국 기업들의 대면 행사 불참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미국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한국 등 미국 외 기업들은 대체로 참가 의지를 밝히며 미국 기업들과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는 최근 CES 2022의 대면 전시를 포기하고 모든 전시를 온라인 공간에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내년 1월 5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CES 2022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면 온라인 개최된 올해 행사와 달리 2년 만에 대면 전시를 재개한다. 행사를 주최하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가 모든 참가자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등 방역조치를 강화했지만,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24일 하루에만 19만7358명에 달하는 등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인한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악화하면서 미국 기업들의 대면 행사 불참 결정이 잇따르고 있다.

MS 측은 “직원의 건강이 최우선 사항”이라며 대면 행사 불참 이유를 밝혔다. 앞서 구글과 아마존, 트위터, AT&T 등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를 비롯해 올해 CES에서 메리 배라 회장이 기조연설에 나섰던 제너럴모터스(GM)도 CES 2022 대면 전시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올해 9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 재진출을 발표한 미국 인텔도 대면 행사 규모를 최소화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기업들이 온라인 전시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라스베이거스에서의 대면 전시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기업과 소니 등 해외 기업들이 자리를 채우게 됐다. 특히 한국 기업들은 지난해 초부터 2년간 코로나19로 진척되지 못한 현지 거래처 접촉, 해외 신기술 동향 확인 등을 위해 CES 대면 전시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 참가 기업 관계자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당초 계획보다 CES 파견 인력 규모를 4분의 1 정도로 줄였지만, 최고경영진을 필두로 현지 사업을 챙기기 위한 현장 행사는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CES 2022를 미국 사업 강화를 위한 발판으로 여기고 있다. 삼성전자는 한종희 부회장의 CES 2022 기조연설을 계기로 ‘소비자 경험’을 중시하는 ICT 기업으로의 본격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기기 간 연결성을 강화한 제품 및 서비스 생태계를 올해 전략 사업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로서는 퀀텀닷(양자점·Q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활용한 새 전략 TV 공개로 ‘17년 연속 세계 TV 1위’의 위상을 이어갈 과제도 있다. 내년 2월 차기 전략 스마트폰 출시까지 예정돼 있어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의 공격적인 판촉이 절실하다.

LG전자는 미국 월풀을 제치고 올해 세계 생활가전 매출 1위가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야 할 숙제가 있다. SK그룹은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등 미국에서의 미래 사업 확대를 위해 현지 정·재계 입지 구축이 필요하다. 올해 약 8조 원 상당의 미국 투자 계획을 내놓은 현대자동차그룹은 로봇과 관련한 청사진을 밝히고, 현대중공업그룹은 인공지능(AI), 자율운항선박 기술을 앞세워 국제 ICT 업계에 본격적으로 첫발을 들이는 등 CES 2022 참가를 계기로 미래 사업을 적극 알리려는 기업들의 의지도 크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은 2년간 미국 거래처를 제대로 만나지 못하며 유무형의 손실이 컸다. CES는 코로나19로 인한 교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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