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 “결혼보다 나만의 삶”… 1인가구 5년새 53% 늘었다

세종=구특교 기자

입력 2021-12-25 03:00 수정 2021-12-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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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인구주택 총조사 가구특성


인천 중구에서 홀로 사는 직장인 이모 씨(31)는 당분간 결혼할 생각이 없다. 전세로 거주하는 오피스텔은 내년에 월세로 바꿀지 고민하고 있다. 전세금을 빼 주식과 가상화폐에 투자하며 돈을 불려 볼 생각을 하고 있다. 이 씨는 “결혼보다는 재테크와 운동 등을 하며 내 삶에 집중하는 현재가 좋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10가구 가운데 3가구 이상이 이 씨처럼 혼자 사는 ‘나 홀로 가구’로 나타났다. 홀로 사는 20대가 많아지면서 1인 가구는 5년 전에 비해 27.5% 늘었다.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미혼 1인 가구’도 역대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1인 가구로 사는 10명 가운데 4명은 월세를 내고 살고 있었다.

24일 통계청의 ‘인구주택 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가구·주택 특성항목)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가구(2092만7000가구) 가운데 1인 가구(664만3000가구)는 31.7%를 차지했다. 직전 조사인 2015년 1인 가구 비중(27.3%)에 비해 4.4%포인트 늘었다.

특히 29세 이하 청년층 1인 가구(134만3000가구)가 5년 전(87만8000가구)에 비해 52.9% 증가했다. 전체 연령 중 20대 1인 가구가 가장 많이 늘었다. 이는 결혼을 미루거나 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결혼 적령기 청년들이 취업난, 집값 급등으로 결혼 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워 결혼을 포기하고 홀로 살아가거나 혼자만의 삶에 집중하기 위해 ‘비혼’을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전체 1인 가구 가운데 50.3%(334만1000가구)는 미혼으로 나타났다. 5년 전에 비해 6.4%포인트 늘었다. ‘미혼 1인 가구’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사별로 인해 1인 가구가 된 비중은 2015년(153만2000가구) 대비 8.9%포인트 줄어든 136만2000가구였다.

1인 가구의 41.2%(273만5000가구)는 월세로 거주하고 있었다. 월세로 사는 1인 가구는 5년 전과 비교해 24.6%(53만9000가구) 늘었다. 1인 가구의 월세 비중은 전체 가구의 월세 비중(22.9%) 대비 18.3%포인트가 높다. 이 외에 자가 거주(34.3%), 전세 거주(17.5%) 순으로 조사됐다. 2015년부터 1인 가구의 월세 거주 비율이 전세 비율을 역전한 뒤 그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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