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동맥류’…전조증상 없어 예방을

뉴시스

입력 2021-12-23 15:33 수정 2021-12-23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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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혈관 중 일부가 약해져 풍선처럼 부푼 뇌동맥류는 파열되면 사망하거나 심각한 후유증과 합병증을 남길 수 있다. 하지만 터지기 전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조기 진단을 통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3일 경희대병원에 따르면 나이가 듦에 따라 혈관도 노화가 진행된다. 혈액의 압력이 지속될수록 동맥벽이 얇아져 풍선처럼 늘어나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파열로 이어져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이런 동맥류는 발병 위치에 따라 크게 뇌동맥류, 흉부 대동맥류, 복부 대동맥류로 구분된다.

뇌동맥류는 뇌동맥 혈관 일부가 노화, 스트레스, 과도한 흡연과 음주 등으로 인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상태를 말한다. 뇌동맥 혈관 벽은 매우 얇아 부풀어 오른 뇌동맥류가 어느 순간 갑자기 터져 뇌출혈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터지지 않은 상태에서 전조 증상이 거의 없어 사망 위험이 높다.

뇌동맥류는 혈관이 터지는 순간 뇌압이 급상승하면서 극심한 두통이 발생한다. 목덜미가 뻣뻣해지면서 구토, 마비 등 증상이 동반된다. 파열 위치에 따라 시신경을 압박해 시력, 시야장애가 나타날 수도 있다. 의식을 잃을 정도의 심한 뇌출혈이 아니면 대개 심한 편두통이나 안구통을 동반한다.

하지만 모든 뇌동맥류가 터지는 것은 아니다. 최석근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동맥류 환자의 50% 정도는 40~60대 여성인데, 파열 전 특별한 증상이 없어 대다수가 어느 질환보다 두려움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하지만 크기가 작고 잘 터지지 않는 유형이 있는 등 종류와 양상이 다양해 지나친 걱정은 금물이다. 자기공명 혈관조영술(MRA) 결과를 바탕으로 정확하게 판단해줄 수 있는 전문 의료진을 선택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뇌동맥류 치료법으로는 허벅지 대퇴동맥을 통해 금속으로 된 작은 관을 집어넣어 뇌동맥에 접근해 부푼 부위에 코일을 채워 넣어 혈관 파열을 막는 ‘코일색전술’과 두부의 피부와 뼈를 절개한 후 동맥류를 찾아 들어가 부푼 혈관을 클립으로 묶어 혈류를 차단하는 ‘개두술’이 있다. 치료 효과와 합병증 발생 비율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최 교수는 “수술법마다 각기 장단점이 존재해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개두술과 색전술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전문 의료진으로부터 조언을 받아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복부와 등 통증을 시작으로 저혈압과 의식 상실을 유발해 생명을 위협하는 ‘복부 대동맥류’도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 질환이다. 힘을 빼고 누웠을 때 배꼽 주변에서 박동이 심하게 느껴진다면 의심해볼 수 있다.

고현민 경희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다른 질환 진단을 위해 시행한 초음파, 복부 컴퓨터 단층촬영(CT)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진행을 막는 치료법은 아직 없어 직경 5cm 미만이라면 6개월에 한 번씩 변화를 지켜보는 추적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파열 위험이 급격히 증가하는 직경 5cm 이상이라면 개복해 인공혈관으로 교체하는 수술적 치료 혹은 스텐트그라프트를 삽입하는 시술을 시행해야 한다“며 ”대동맥류의 구조, 나이, 기저질환 등 여러 요소를 다각적으로 고려해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뇌동맥류와 복부 대동맥류의 공통점은 파열되기 전까지 별다른 증상이 없어 조기 검진이 어렵다는 것이다. ▲65세 이상 ▲흡연자 ▲고혈압 환자 ▲동맥경화증 환자 ▲동맥류 혹은 뇌출혈 가족력이 있다면 CT나 자기공명영상(MRI)·복부초음파 등을 통해 동맥류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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