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잇몸질환 치료 가장 많았다… 진료비 1위는 치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입력 2021-12-23 03:00 수정 2021-12-23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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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심평원 통계 분석… 국내 다빈도 질병 & 우수 의료기관은?
백내장으로 입원 환자 34만여 명… 2019년에 이어 입원 치료빈도 1위
외래 환자 수는 잇몸질환이 최다… 심평원, 우수 의료기관 이름 공개
질환별-병원 유형별 조회 서비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국민들은 어떤 질환으로 병원을 가장 많이 찾았을까. 그 결과는 코로나19 이전과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또 이 질환들과 관련해 국내에서 ‘1등급’ 평가를 받은 우수 의료기관은 어디일까. 본보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을 통해 2020년 전국 다(多)빈도 질병이 무엇인지와 함께 이 질환들과 관련된 우수 의료기관이 어디인지 살펴봤다.

○입원 환자 1위 질환은 백내장

22일 심평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입원 환자 수가 가장 많은 질병은 노년 백내장으로 나타났다. 2020년 한 해 동안 34만1205명이 백내장으로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백내장은 2019년에도 입원한 환자 수가 국내에서 가장 많았다. 2년 연속 1위다. 다만 노년 백내장 입원 환자 수는 2019년 34만9589명을 나타낸 뒤 지난해는 이보다 2.46%가량 감소했다.

노년 백내장 다음으로 디스크 등 추간판장애(24만3330명), 위장염 결장염 등 장염(21만4071명)이 각각 입원 환자 2, 3위 질환으로 나타났다. 국내 입원 질환 1, 2위가 모두 노인 인구 증가에 따라 늘어나는 질환이다.

지난해 환자들의 입원 일수가 가장 긴 질병은 알츠하이머병이었다. 지난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총 입원일수는 2205만7707일에 달했다. 총 진료비와 1인당 진료비 또한 알츠하이머 치매가 각각 1조7908억2200만 원과 1551만3814원으로 가장 높았다. 총 진료비는 건강보험과 환자 자신이 부담하는 전체 진료비를 뜻하고, 1인당 진료비는 이를 환자 수로 나눈 금액이다.

치매의 경우 2019년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총 진료비와 1인당 진료비 1위를 차지했다. 해당 질환은 매년 환자가 늘어나면서 건강보험에 큰 부담이 되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래 환자 1위는 치은염 및 치주 질환

2020년 전국 의료기관에서 외래 환자가 가장 많았던 질환은 치은염 및 치주 질환 등 잇몸 질환이었다. 이 질환으로 1634만1919명이 병원을 찾아갔다. 전 국민 10명 중 4명 가까이가 잇몸 질환으로 고생한 셈이다. 그다음으로 급성기관지염(941만6586명), 고혈압(647만4290명) 환자가 많았다. 고혈압은 2019년 외래 환자가 많은 질환 5위에서 지난해 3위로 2계단 올랐다.

이 밖에 치아우식증, 혈관운동성 및 알레르기성 비염, 등 통증이 각각 외래 환자 500만 명 이상 질환으로 나타났다. 이 질환들 가운데 내원일수가 가장 긴 질병은 고혈압으로 총 4517만1641일로 집계됐다. 전체 진료비는 치은염 및 치주 질환이 1조5884억9000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1인당 진료비는 무릎관절증(22만4901원)이 1위였다.

고혈압은 한 번 치료로 끝나는 게 아니라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하는 대표적인 만성 질환이다. 이 때문에 고혈압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꾸준히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지역 좋은 병원 찾기’ 활용 가능




심평원은 환자들에게 지역 내의 좋은 병원을 발굴한 뒤 꾸준히 알리고 있다. 특히 다빈도 질환이나 중증 질환을 보는 의료기관을 평가해 지속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현재 심평원이 의료의 질을 평가해 공개하는 분야는 총 17개다. 고혈압, 당뇨병, 만성 폐쇄성 폐 질환, 천식, 혈액투석, 관절, 척추, 산부인과, 안과, 한방척추, 관상동맥우회술, 급성기뇌졸중, 폐렴, 폐암, 대장암, 위암, 유방암 등이다. 구체적인 의료기관 이름은 심평원이 지난해 8월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심평원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의료정보>지역의료정보>우리 지역 좋은 병원 찾기’ 서비스로 들어가면 볼 수 있다.

이 사이트는 환자나 보호자가 사는 지역과 질환, 의료기관 유형 등을 선택하면 평가 결과가 우수한 의료기관 목록을 보여 준다. 또 비급여 진료비와 의사 수, 병상 수, 주소, 응급실 운영 여부 등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곳에서 고혈압, 당뇨병, 만성 폐쇄성 폐 질환, 천식 등 총 17개 질환 외에 난임시술의료기관, 재활의료기관, 요양병원, 응급의료기관, 전문병원 등 총 5개 의료기관 유형별로도 조회가 가능하다.

난임시술의료기관은 모자보건법에 따라 난임시술 지정 의료기관을 3년 주기로 평가한다. 현재 총 280곳이 지정돼 있다. 응급의료기관 총 431곳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본인이 병원을 찾아가는 환자나 보호자라면 이곳 홈페이지에 들어가 방문 예정인 의료기관 평가를 확인하는 게 큰 도움이 된다. 재활의료기관은 뇌졸중, 척추 손상 등 급성기 치료 뒤 기능 회복 시기에 집중 재활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지 평가를 통해 총 45곳을 지정했다.

전문병원은 병원급 의료기관 중 특정 진료과목이나 특정 질환 등 총 19개 분야에 걸쳐 난도 높은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병원을 100곳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전문병원은 대학병원 이상의 의료 질을 유지하면서도 빠른 조치가 가능해 환자 입장에서는 잘 활용하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대한전문병원협의회 이상덕 회장은 “전문병원은 심사평가원으로부터 엄격한 평가를 거친 국가지정 전문병원이기 때문에 안심하고 찾아갈 수 있다”며 “현재 관절, 척추 분야 지정 전문병원이 많은데 앞으로는 다양한 질환에서 지정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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