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생산 원천기술 국산화… 대한민국 수소경제 구축에 이바지

태현지 기자

입력 2021-12-22 03:00 수정 2021-12-22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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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이 미래다]
㈜원일티엔아이
수소저장합금-저장용기 개발 성공… 수입품보다 경제적이고 안전성 ↑
수소 전 분야 연구개발 적극 투자… 사업 다각화로 글로벌 브랜드 도약


경기 김포시에 위치한 ㈜원일티엔아이 전경. 원일티엔아이 제공

㈜원일티엔아이는 1991년 한국가스공사로부터 가스필터 국산화 업체 지정을 시작으로 천연가스 분야에서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하던 연소식기화기, 재액화기, 연료주입시스템, 가스히터 등의 국산화를 주도한 업체다.

원일티엔아이는 국내 및 해외 천연가스, 발전, 원자력, 조선·해양 플랜트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기술집약적인 기업으로 업계에서 위상이 높다. 2005년 ‘100만불 수출의 탑’, 2007년 ‘1000만불 수출의 탑’, 2013년 ‘5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는 등 지속적으로 높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최근엔 수소 분야에 눈을 돌려 국내외 유수 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와 특허출원을 통해 수소저장합금과 수소저장실린더 개발에 성공해 2017년부터 국산 장보고급 잠수함에 납품하고 있다. 기존 사업영역에만 머물지 않고 신사업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수소분야 유망 기업으로 발돋움

수소저장합금 내 수치 분석 등 모니터링 하는 모습. 원일티엔아이 제공
원일티엔아이가 수소 사업으로 눈을 돌린 것은 2009년부터이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동시에 기존 기술을 활용해 영역을 넓히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보유 기술력을 발판으로 수소에서도 사업을 확장한 끝에 연료전지체계의 핵심 구성품인 수소저장합금 및 저장 용기의 국산화에 성공해 대우조선해양과 국방과학연구원(ADD)으로부터 3000t급 잠수함인 장보고III에 납품하는 업체로 지정됐다. 이후 약 10년간의 공동 연구개발이 마침내 상용화로 이어진 것이다. 잠수함의 공기불요추진체계(AIP)가 장착된 잠수함에 반드시 필요한 수소저장합금을 사용한 연료전지체계를 국산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원일티엔아이는 고체수소저장합금 및 저장 용기를 2017년 장보고 III, 1호선부터 납품을 시작해 장보고 III, 5호선과도 공급계약에 성공해 총 600억 원 이상의 외화 절감 효과를 이끌어냈다. 해당 계약을 통해 수소 기술의 안정성은 물론 상용화 가능성까지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원일티엔아이는 고체수소저장 기술 적용 분야를 건설장비, 버스, 철도, 무인잠수정, 수소신도시 분야로 확대하기 위해 KAIST, 에너지기술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들과 여러 연구과제를 공동 수행하고 있다.

㈜원일티엔아이의 수소 추출기.
정부가 거점형 수소생산기술을 국산화하는 과정에서 원일티엔아이가 핵심 협력사로 선정해 각종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최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정부로부터 217억 원을 지원받아 7년간의 연구 끝에 국산화에 성공한 100Nm3/hr(215kg/일) 및 300Nm3/hr(645kg/일)급 고순도 수소생산기술 도입 기술이전 계약도 지난해 5월 체결했다.

도시가스 파이프라인을 연결하면 수소차 충전소 및 수소시범도시 등 수요처 인근에서 99.999% 이상의 고순도 수소를 경제적으로 생산 및 공급할 수 있는 ‘현장생산형(On-site) 고순도 수소생산유닛’의 수소충전소 및 수소도시에 적용 가능한 핵심 기술을 100% 국내 기술로서 기술 자립화 및 상용화를 이루게 된 것이다.

원일티엔아이는 수입 제품에 비해 경제적이고 수소순도 99.999% 이상, 개질효율 80% 이상, CO 농도 0.2PPm 이하의 성능이 입증된 고순도 수소생산설비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향후 국내 관련 수소 산업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또한 이러한 국산화 기술을 바탕으로 향후 수소생산기지용 중형 수소생산설비의 국산화 가능성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개발 통해 글로벌 기업 도약 목표

㈜원일티엔아이의 수소저장 실린더.
지난해 조달청에서 ‘고순도 수소생산유닛 혁신시제품 지정 증서’를 받은 원일티엔아이는 올해 산업통상자원부 수소전문기업에도 선정되며 한 단계 더 도약하고 있다. 이번에 선정된 총 11개 기업 중 ‘생산 저장 분야’는 원일티엔아이가 유일하다. 정부 지원을 받아 개발한 수소추출기는 혁신시제품으로 선정돼 공공기관 수의계약이 가능해졌다.

원일티엔아이는 수소생산유닛·수소저장합금·수소저장실린더를 생산하며, 전기 생산 제품과 관련해서도 추가적인 연구개발(R&D)에 나설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원일티엔아이 이정빈 대표는 “독일과 일본 기술에 의존하는 수소저장장치와 생산유닛도 연구개발해 국산화함으로써 국익 창출에 이바지하겠다”라는 의지를 밝혔다.

회사는 현재 차세대 원재료인 ‘알레인’으로 수소저장합금을 경량화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알레인은 수소 저장 물질로서 연료전지 시스템의 에너지 밀도를 리튬 전지보다 약 4배 이상 높일 수 있다. 알레인-연료전지 시스템은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를 포함하여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미래 에너지 저장 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원일티엔아이는 고순도 수소 생산기술로 사업을 다각화해 글로벌 브랜드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또한 4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공고한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과 연계한 스케일업(scale-up) 과제에 참여해 ‘2000kg/day급’ 탄소 배출 저감형 고효율 중대형 수소 개질기 기술을 개발 중이다. 또한 지게차 등의 중장비 연료로 수소저장합금을 사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도 수행 중이며, 이르면 올해 안에 공급할 예정이다. 원일티엔아이는 수소 생산 유닛(개질기), 수소저장합금(고체수소), 수소 저장 실린더 등 수소 사업 제품도 개발하고 있다.

원일티엔아이는 기술 개발을 위해서 인재 선발에도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청년고용 중심으로 향후 2년간 약 40명 이상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국내 최초 수소전문기업 “수소 관련 모든 사업에 진출할 것”
이정빈 ㈜원일티엔아이 대표 인터뷰


올해 6월 정부는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수소경제법)에 따라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갖춘 11개 기업을 수소전문기업으로 선정했는데 이 중 원일티엔아이도 이름을 올렸다. 선도적으로 수소 분야에 투자한 덕분에 국내 최초의 소수전문기업이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된 것이다.

이정빈 대표(사진)는 “정부가 최초로 선정한 수소전문기업이라는 사실에 감사와 책임감을 동시에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원일티엔아이는 수소생산과 저장 분야의 수소전문기업으로서 대한민국 수소경제 구축에 이바지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게 중요한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이와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연구개발 부문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미 국산화에 성공한 수소저장합금 및 수소개질기 사업뿐만 아니라 수소 제조, 저장·운송, 이용 등 수소 전 주기와 관련된 모든 사업 분야에 진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기존 천연가스, 액화질소 등의 저장용기 제작 능력을 바탕으로 기체·액체 수소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액화수소 저장 용기와 관련한 연구개발도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와 같은 기술 확보 과정을 통해 한국 수소경제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하겠다”라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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