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가 돌아왔다… 우즈, 11연속 버디쇼로 아들과 준우승

강홍구 기자

입력 2021-12-21 03:00 수정 2021-12-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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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10개월 만에 복귀 무대
오픈 스탠스-작아진 백스윙 등 사고후 달라진 스윙자세도 눈길
정규투어 출전여부도 관심 커져
카트 타고 출전하겠냐는 제안에 “그것은 내가 아니다” 거절 의사


2월 교통사고 후 처음으로 대회에 출전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왼쪽 사진 왼쪽)가 20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리츠칼턴 골프클럽에서 열린 이벤트 대회 ‘PNC챔피언십’ 둘째 날 마지막 18번홀을 파로 마무리한 뒤 아들 찰리와 포옹하고 있다. 우즈는 “우리는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고 소감을 남겼다. 이날만 15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25언더파 119타를 기록한 팀 우즈는 준우승을 했다. 사고를 당하기 이전인 지난해와 올해 이 대회에 출전한 우즈의 스윙은 확연히 달라졌다. 사고 전(위 사진 왼쪽)에 비해 폴로스루가 작아진 모습을 명확히 볼 수 있다. 이 밖에 스윙 시 왼쪽 발을 열고, 백스윙이 작아진 등의 변화도 있다. 올랜도=AP 뉴시스·골프닷컴 홈페이지 캡처

18번홀 마지막 파 퍼트를 침착하게 성공한 타이거 우즈(46)는 모자를 벗고는 아들 찰리(12)를 깊숙이 끌어안았다. 아버지와 같은 빨간색 셔츠, 검은색 바지 차림의 찰리 역시 모자를 벗고는 품에 안겼다. 대회 뒤 우즈는 “몇 주 전만 하더라도 이렇게 골프를 칠 수 있을지 몰랐는데 이렇게 됐다. 우리는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고 소감을 전했다. 미국 ‘골프채널’ 역시 “그들이 하지 않은 유일한 일은 우승뿐이었다. (그러나) 중요하지 않았다”며 우즈의 복귀전이 성공적으로 치러졌음을 알렸다.

2월 교통사고로 긴 재활의 터널을 거친 ‘골프 황제’ 우즈가 복귀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20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리츠칼턴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이벤트 대회 ‘PNC챔피언십’ 둘째 날 보기 없이 이글 1개, 버디 13개로 15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25언더파 119타를 기록했다. 우승팀 존 댈리(55) 부자와 2타 차이다.

공동 5위(10언더파)로 첫날 경기를 마친 ‘팀 우즈’는 이날 3번홀 이글에 이어 7∼17번홀에서 11연속 화끈한 버디 쇼를 이어가며 갤러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이번 대회는 2명이 모두 티샷을 한 뒤 더 좋은 위치에 떨어진 공으로 다음 플레이를 하는 ‘스크램블’ 방식으로 진행됐다. 우즈는 “이번 주 목표는 경기를 즐기고 노보기 플레이를 하는 것이었는데 둘 다 이뤘다”며 만족스러워했다. 17번홀(파3)에서는 찰리가 티샷을 이날 참가자 중 컵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3피트(약 90cm) 거리에 붙이는 환상적인 플레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10개월 만의 복귀 무대였던 이번 대회를 통해 사고 전후로 달라진 우즈의 스윙도 주목을 받았다. 미국 골프닷컴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6승에 스포츠 캐스터, 골프코스 설계자 등으로 활동한 개리 코흐의 분석을 통해 4가지 차이점을 조명했다. 코흐가 주목한 가장 큰 변화는 스윙 시 왼발을 예전보다 더 열어준다는 점이다. 왼발 끝을 목표 지점을 향하도록 함으로써 느려진 스윙 속도에도 엉덩이 회전이 원활하도록 도움을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는 짧아진 백스윙이다.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다친 데다 긴 휴식으로 유연성이 떨어지면서 예전 같은 백스윙 궤적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 이 밖에도 스윙 시 오른쪽 발꿈치를 떼지 않고, 폴로스루가 제한된 것 또한 사고 이후 생긴 변화다.

안정적인 복귀전을 치르면서 우즈가 내년 정규 투어대회에도 얼마든지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게 됐다. 우즈가 5차례 그린재킷을 입은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4월)에서 첫선을 보일 수 있을지 팬들의 이목이 쏠린다. 이번 대회에 함께 출전한 저스틴 토머스도 “그가 보여준 샷과 속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후한 점수를 줬다.

20일 끝난 PNC챔피언십의 우승은 존 댈리(55·오른쪽)와 아들 존 댈리 주니어(18)가 차지했다. 2016년부터 해마다 출전한 댈리 부자는 최종 합계 27언더파 117타로 대회 최소타 기록도 세우며 우승 상금 20만 달러(약 2억4000만 원)를 받았다. PGA투어 통산 5승을 올린 댈리는 도박, 술주정 등 기행을 일삼아 ‘악동 골퍼’로 불려 왔다. 아들은 아버지와 같은 아칸소대 골프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은 붉은 벨트 형태의 ‘윌리 파크 트로피’를 든 댈리 부자. 올랜도=AP 뉴시스
그러나 우즈 스스로는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이동 시 카트를 이용했던 이번 대회와 달리 당장 정규 대회에서 5일 연속(연습라운드 포함) 18홀을 걸어 다닐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우즈 역시 “아직 그 레벨에 있지 않다. 다른 선수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즌 전체를 소화하기보다는 몸 상태에 따라 선택적으로 대회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PGA투어 측에 카트 활용을 제안하는 건 어떠냐는 물음에 “그것은 내가 아니다”라며 강경한 거절의 뜻을 드러내기도 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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