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치 “오미크론 확산, 힘든 겨울 온다”… 美경제는 ‘한파’ 시작

뉴욕=유재동 특파원

입력 2021-12-21 03:00 수정 2021-12-2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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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美전문가들, 오미크론 잇단 경고… “분명한 건 놀라운 확산 능력”
“美 하루확진 곧 100만명 넘을 것”… 성탄절 대목에도 쇼핑몰 한산
美경제 오미크론 피해 본격화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이 1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열린 CNN 타운홀 미팅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2021.12.02 (사진출처=CNN)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미국에선 “힘든 겨울을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상 감염자 수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바이러스 확산세가 빨라지면서 미국 경제에도 본격적인 피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직장과 학교가 일부 폐쇄되는 등 경제가 다시 봉쇄의 터널로 들어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방역 사령탑’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19일(현지 시간) CNN과 NBC방송에 잇달아 출연해 코로나19의 겨울철 급격한 확산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오미크론과 관련해 매우 분명한 한 가지는 놀라운 확산력과 전염력”이라며 “오미크론이 세계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을 봐도 전체 감염자 중 오미크론 감염 비율이 불과 몇 퍼센트였다가 이제는 30∼50%까지 올라가는 지역이 있다”며 오미크론 확산은 시간문제라고 봤다.

파우치 소장은 미국 의료체계에 부담이 생기면서 힘든 겨울이 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우리는 이를 피할 수 없다”면서 “겨울이 깊어가면서 우리는 오미크론 때문에 힘든 몇 주, 또는 몇 달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진짜 문제는 백신 접종 자격이 되는데 아직도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것”이라며 “접종을 해도 돌파감염이 생기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중증 질환에 빠질 위험 면에선 부스터샷 접종자와 일반 접종자, 미접종자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했다. 이어 “지난 2년간 경험으로 봤을 때 이 바이러스는 매우 예측 불가능하다”면서 향후 팬데믹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하다고 시인했다. 프랜시스 콜린스 국립보건원(NIH) 원장도 앞으로 몇 주 동안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날 CBS방송에 출연해 “하루 확진자가 100만 명이 넘는 것을 곧 보게 될 것”이라며 “관건은 이 100만 명이 입원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증세가 심할 것인지이다”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일주일 평균 하루 확진자 수는 19일 현재 13만3012명으로 11월 말에 비해 60% 급증했다. 하루 사망자는 약 1300명, 입원 환자는 7만 명 선으로 역시 증가 추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 코로나19 상황과 오미크론 변이 대책에 관한 특별연설을 할 예정이다.

바이러스 확산이 경제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 온라인 예약사이트 ‘오픈테이블’의 통계를 인용해 이달 6∼12일 일주일간 미국 음식점들의 고객 수가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 줄었다고 보도했다. 1주 전과 2주 전엔 2년 전 대비 각각 9%, 4% 작았던 것에 비하면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크리스 퓨슬리어 씨는 종업원 한 명이 최근 코로나19에 걸리면서 지난 주중 점심 판매를 중단해야 했다. 그는 “새해가 되면 시내 근로자들이 사무실로 복귀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지금 기업들이 오미크론 때문에 재택근무를 지시하고 있다”고 했다.

뉴욕 맨해튼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랜스 래핀 씨도 최근 며칠간 고객 서너 명이 갑자기 예약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미용실의 주 고객들도 직장에 출근하는 근로자들이지만 이들의 사무실 복귀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

쇼핑객들의 발길도 뜸해지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연말은 대목이지만 감염 위험 때문에 매장이 한산해지고 있다. 매장 내 카메라로 고객들의 동선을 추적하는 센서매틱솔루션에 따르면 이달 12∼18일 일주일간 매장 내 유동 인구는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23%나 줄었다. 유동 인구 감소폭이 그 전주엔 10%대였는데 점점 커지고 있다. WSJ는 “거의 2년간 팬데믹에 따른 공급망 위기와 인력 부족, 비용 상승 등 어려움을 겪어 왔던 업체들이 이번에는 오미크론이라는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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