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번영을 함께 열어갈 우즈베크[기고/유정열]

유정열 KOTRA 사장

입력 2021-12-21 03:00 수정 2021-12-2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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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열 KOTRA 사장

“유라시아 대륙 중심과 한반도를 잇는 새로운 실크로드를 열겠다.”

한국과의 협력을 강조하며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16일 2박 3일 일정으로 국빈 방문했다. 2019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양국은 정치·경제·문화·사회 등의 분야에서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동서 교역을 주도했던 요충지였다. 고대 실크로드의 중심지 사마르칸트, 부하라 등이 모두 이 나라의 도시다. 중앙아시아에서 약 3500만 명의 최대시장을 가진 우즈베키스탄은 2000년 이후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6%를 웃도는 신흥국이다. 최근 풍부한 자원과 젊은 소비시장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한국과 오랜 교류를 이어온 친구다. 고구려 사신이 그려진 ‘아프라시아브 궁전벽화’가 말해주듯 양국은 1500년 전부터 깊은 우정과 신뢰를 쌓아왔다. 지난해 양국의 교역액은 17억 달러로 수교를 맺은 1992년보다 약 400배 이상 증가했다. 섬유, 자동차 등 분야에서 900여 개 한국 진출 기업이 활동하고 있다.

다음 달이면 한·우즈베키스탄 수교 30주년이다. 양국은 그간의 교류 성과를 토대로 상생 협력방안을 모색 중이다. 새로운 30년의 성숙한 동반자 관계를 다져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우선 미래지향적 무역·투자 협력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그 목적으로 양국은 올해 1월 지속가능한 무역 및 경제동반자협정(STEP)을 위한 협상을 개시했다. STEP은 시장 개방 외에 한국의 산업발전 추진 경험을 공유해 우즈베키스탄의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자유무역협정(FTA)의 새로운 협력 모델이다.

우즈베키스탄에는 약 18만 명의 고려인 동포가 살고 있다. 이들은 양국 경제·문화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 독립국 중에서 한국과의 역사적·문화적 연대성이 가장 높다. 한국의 개발 경험을 흡수할 수 있는 최적지다.

자원 분야 협력 확대도 기대된다. 우즈베키스탄은 구리, 텅스텐, 몰리브덴, 인회석 등 풍부한 지하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소재·부품이다. 우즈베키스탄의 천연자원과 우리의 가공기술이 결합하면 첨단 소재와 부품 개발이 더 수월해질 것이다. 공급망 협력을 통해 우리 산업계가 필요한 핵심 소재를 확보해야 한다.

산업 인프라 구축 협력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지난 30년간 한국의 자동차 회사가 진출해 우즈베키스탄 자동차 산업의 기틀을 마련했다. 한국 진출 기업과 함께 우즈베키스탄 섬유산업은 대표 수출산업으로 변모했다. 양국은 보건의료, 제조업, 정보통신기술(ICT) 등의 분야에서 협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실크로드의 심장으로 불리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는 8세기 중엽 국제교류의 중심지로 번창했던 도시였다. 당나라 승려 현장은 646년에 쓴 ‘대당서역기’에서 사마르칸트 주민들이 ‘교역에 뛰어나다’고 묘사했다. 교류가 곧 번영이다. 양국의 새로운 번영을 기대한다.





유정열 KOTRA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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