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달만에 복귀전 치른 우즈, 300야드 티샷…알바트로스 나올 뻔

강홍구 기자

입력 2021-12-19 15:39 수정 2021-12-1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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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돌아온 걸 환영해요. 빅 캣(Big cat).”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6·미국)가 1번 홀에서 호쾌한 드라이버 티샷을 날리자 한 갤러리가 이처럼 외쳤다. 갤러리들의 환호 속에 약 300야드를 날아간 공은 페어웨이 우측에 안착했다. 이어 아들 찰리(12)의 티샷을 지켜본 우즈는 카트를 타고 세컨드 샷 지점으로 이동했다.

우즈가 2월 교통사고 이후 10달 만에 실전 무대를 밟았다. 19일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 리츠칼턴 골프클럽에서 열린 이벤트 대회 PNC챔피언십에 아들 찰리와 출전했다. 이틀간 진행되는 대회 첫째 날 ‘팀 우즈’는 버디 10개를 잡아내며 중간합계 10언더파 62타로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주요 부상 부위인 오른쪽 다리에 불편한 기색이 있었지만 우즈는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특히 3번홀(파5)에서 4번 아이언으로 232야드 거리의 세컨드 샷을 홀2m에 붙이는 정교한 플레이를 펼쳤다. 공은 컵 바로 옆을 스쳐지나갔는데 방향이 조금만 바뀌었으면 알바트로스가 나올 뻔했다. 5번 홀(파5)에서는 드라이버 티샷 속도 171마일(시속 약 275㎞)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평균(170.44마일)을 상회하는 기록이다. 물론 완전한 모습은 아니었다. 우즈는 이날 11차례의 티샷 중 5번 페어웨이를 놓쳤다. 이날 경기 뒤 우즈는 “내가 생각한 만큼 공이 멀리 나가지 않고 원하는 대로 샷을 성공하지 못했을 때 좌절을 느꼈다. 오늘 정확한 샷이 나온 건 두 세 차례”라고 말했다.

이날 아버지와 같은 살구색 셔츠를 입고 나온 아들 찰리도 4번 홀에서 버디 퍼팅을 성공하는 등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퍼팅 뒤 한쪽 팔을 길게 뻗은 채 결과를 기다리는 아버지의 습관을 그대로 따라해 우즈의 웃음을 유도하기도 했다. 참가자의 나이대에 따라 티 티박스를 다르게 사용하면서 우즈는 총 전장 7106야드 길이의 옐로우 코스, 찰리는 6036야드 길이의 레드 코스에서 각각 경기를 했다.

KMPG 위민스 PGA챔피언십 우승자 자격으로 이번 대회 참가한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르다(23·미국)와 우즈의 만남도 화제가 됐다. 직접 우즈에게 기념 촬영을 요청한 코르다는 “꿈이 이뤄졌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여자 선수로는 유일하게 출전한 코르다는 테니스 선수 출신인 아버지 페트르 코르다와 팀을 이뤄 공동 11위(9언더파 63타)에 자리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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