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장사 끝났다…눈마저 야속해” 거리두기 강화 첫날 자영업자들 한숨
뉴시스
입력 2021-12-18 20:56 수정 2021-12-19 07:30
정부가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한 달여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시 강화했다. 자영업자들은 이번 방역대책 강화로 연말 매출 타격은 물론 향후 추가로 연장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18일 정부에 따르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0시를 기준으로 사적 모임 최대 인원을 4명으로 제한했다. 아울러 식당과 카페 등은 밤 9시까지만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거리두기 강화는 내년 1월2일까지 16일에 걸쳐 진행된다.
거리두기가 강화된 첫날, 큰 눈까지 내려 서울의 식당들은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6시께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인근 거리는 토요일 저녁임에도 주말 분위기는 실종됐다. 손님이 없어 직원들끼리 테이블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거나 휴대전화만 만지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간간이 보이는 손님들은 혼자 밥을 먹거나 2인 손님이 전부였다. 식당 앞에는 방역패스 의무화를 안내하는 문구가 붙어있다.
서울 서대문구 홍대입구역 인근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심지어 곳곳에는 이미 문을 닫은 식당들도 눈에 띄었다. 문을 연 식당과 카페들도 손님이 없거나 2인 손님이 대부분이었다.
자영업자들은 연말 대목이 사라졌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서울 광진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40대 A씨는 “치킨집은 2차로 오는 손님들이 많은데 영업시간을 9시로 제한해 매출에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연말 시즌이라 더 속상하다. 치킨 튀기는 시간까지 생각하면 사실상 7시40분이면 장사가 끝났다고 보는 게 맞다”고 토로했다.
호프집을 하는 문모(58)씨는 “전문가들이 2주 거리두기로 확산세를 못 잡을 거라고 했다. 연장될까 불안하다”며 “코로나로 장사 못 하는 기간을 2년 채울 것 같다. 희망이 없어서 암울하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박모(57)씨는 “홍대 같은 경우는 야간문화가 정착돼 있어 저녁 6시부터 새벽 3시까지가 최고 피크다”며 “저녁 9시로 제한하는 것은 장사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고 했다.
정부의 방역조치 강화가 발표되자 연말 예약을 잡지 않거나 취소하는 전화도 잇따르고 있다.
낙지볶음집을 운영하는 김모(54)씨는 “원래 단체 예약은 연말에 가장 많다”며 “그러나 거리두기 강화 이후에 단체 예약을 취소하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수십 건은 된다”고 한숨을 쉬었다.
식당을 찾은 손님들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로 인해 갈등을 겪는 경우도 찾아볼 수 있었다.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고 식당에 왔다는 조모(30)씨는 “약속을 나갈 때마다 받아야 되고 효력도 48시간밖에 안돼 너무 불편하다”며 “일상생활에 제약이 많아져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보쌈집을 하고 있다는 김모(61)씨는 “방역패스 때문에 같이 앉을 수 없다고 안내하면 기분 나빠서 나가버리는 경우도 있다”며 “네 분이 왔는데 한 분이라도 미접종자면 다 나가야 된다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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