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신규임원 203명 사상최대 발탁…전체 임원의 25% 교체

신동진 기자

입력 2021-12-17 11:32 수정 2021-12-17 12:03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뉴스1

현대자동차그룹이 신규 임원 203명을 승진시키는 사상최대 발탁 인사를 17일 단행했다. 주요 보직인 연구개발(R&D), 미래차, 노무 분야 수장들이 자리에서 물러난 가운데 전체 임원의 약 25%를 신규 선임하며 변화와 혁신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대내외 급격한 경영 환경에 대응하고, 미래의 지속가능한 선순환 체계를 구축할 리더십 확보를 위해 신규 임원 기용을 늘렸다. 이번 인사는 신속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및 인적 경쟁력 제고를 위한 변화와 혁신의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신규 임원 승진자 가운데 3명 중 1명은 40대로, 성과와 능력을 인정받은 우수 인재에 대한 발탁 인사가 크게 확대됐다. 연구개발(R&D)부문의 신규 임원 승진자 비율이 37%에 달하는 등 실적 위주의 인사가 이뤄졌다. 신규 임원 수를 대폭 늘린 것은 차세대 리더 후보군을 육성하는 한편 변화와 혁신에 대한 메시지 전달을 위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신규 임원은 계열사별로 현대차 66명, 기아 21명, 현대모비스 17명, 현대건설 15명, 현대엔지니어링 15명 등이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체화하기 위해 인포테인먼트, 정보통신기술(ICT), 자율주행 등 신기술·사업 분야에서 차세대 리더를 승진 배치했다.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추교웅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전자개발센터장(왼쪽), 김흥수 미래성장기획실장·EV사업부장(가운데),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

현대차 전자·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전반을 주도해 온 추교웅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전자개발센터장, 제품 라인업 최적화 및 권역별 상품전략 고도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한 김흥수 미래성장기획실장·EV사업부장, 현대차와 제네시스 디자인을 총괄하며 디자인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 등이 각각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7년 38세에 현대차그룹 최연소 임원에 올라 화제가 된 장웅준 자율주행사업부장은 4년 만에 전무로 영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위기 속에서 우수한 실적을 달성한 임원들도 승진됐다. 인도권역본부장을 맡았던 김선섭 전무가 글로벌사업관리본부장(부사장)으로 임명됐고, 현지 시장 판매 점유율을 끌어올린 러시아권역본부장 오익균 전무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전무로 승진한 장웅준 자율주행사업부장(왼쪽), ICT혁신본부장에 선임된 진은숙 부사장(가운데), 제네시스 최고브랜드책임자에 선임된 그레이엄 러셀 상무.

일부 전략 사업 분야에는 외부 인재를 수혈했다. 현대차 ICT혁신본부장에는 NHN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인 진은숙 부사장을 영입, 선임했다. 진 부사장은 앞으로 현대차의 정보기술(IT) 및 소프트웨어(SW) 인프라 혁신을 추진하고, 개발자 중심의 조직 문화를 구축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 고급화 전략의 선봉인 제네시스 최고브랜드책임자(CBO)에는 벤틀리, 맥캘란 등에서 근무한 그레이엄 러셀 상무를 영입했다.

특히 정의선 회장 취임 후 두 번째 맞는 연말 인사에서 수석부회장 시절부터 시작한 세대교체가 사실상 마무리했다.

노무를 총괄해온 윤여철 부회장과 울산공장장을 겸직하며 노사 협상 테이블에 나섰던 하언태 사장이 각각 고문으로 동반 퇴진했다. 현대차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는데 일조했던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 담당 사장과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 등 외국인 경영진들도 퇴진해 어드바이저 역할을 맡게 된다. 현대차 대표 출신의 재무통 이원희 사장과 해외 전략통으로 중국사업 총괄을 맡아온 이광국 사장도 고문으로 물러난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