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집을 새 집으로… 농촌 집수리 봉사로 전한 희망

박윤정 기자

입력 2021-12-17 03:00:00 수정 2021-12-17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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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솜둥지복지재단
‘2021 희망家꾸기 시상식’
영상 부문 문현민 씨 대상


다솜둥지복지재단이 9일 서울글로벌센터에서 ‘2021 희망家꾸기 시상식’을 진행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제 2회 ‘우리 함께 농촌 집 고쳐줄 가(家)’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수기, 영상, 사진 부문 우수작품 시상과 2021 농촌 집 고쳐주기 우수봉사자 표창 수여를 진행했다.

공모전은 농림축산식품부와 다솜둥지복지재단에서 수행하는 ‘희망家꾸기―농촌 집 고쳐주기’ 사업의 사회적 가치를 국민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농촌 집 고쳐주기 재능 나눔의 사회적 필요성 강조 및 인지도 제고를 주제로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사진, 영상, 수기 3개 부문으로 공모했다.

대상(장관상)은 영상 부문에서 문현민 씨의 ‘농촌의 마음 고치기’가 차지했다. 최우수상(장관상)으로는 영상 부문 광주여대의 ‘Omnibus’와 수기 부문 이현희 씨의 ‘그리움의 우포늪에 핀 할머니 웃음꽃’이 선정됐다. 우수상에는 영상 부문 오상우 씨의 ‘그리움의 우포늪에 핀 할머니 웃음꽃’과 수기 부문 박미소 씨의 ‘溫氣가 바꾸는 세상’이 이름을 올렸다. 우수봉사자 표창은 노준혁, 박민기, 박수민 씨 등 9명에게 돌아갔다.

2007년 설립된 다솜둥지복지재단은 ‘희망家꾸기―농촌 집고쳐주기 사업’을 이어오며 농촌 취약계층 주거환경 개선에 앞장서 왔다. 전국 9개 도의 농촌 지역에서 무의탁 홀몸노인, 장애인, 조손가정, 다문화가정 등을 대상으로 욕실, 부엌, 단열난방, 도배장판 등을 개선해주며 주거안정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2020년까지 총 5357채를 고쳤다.

올해도 ‘희망家꾸기―농촌 집 고쳐주기’ 사업으로 890여 곳의 주거 환경을 개선할 예정이다. 정부(농림축산식품부)의 지원을 비롯해 다솜둥지복지재단과 뜻을 같이하는 민·관의 후원을 기반으로, 대학생 봉사단과 기업 임직원, 재능기부 봉사단체 등의 현장 봉사활동이 주축이 돼 진행된다.

다솜둥지복지재단 허상만 이사장(전 농식품부장관)은 “이번 공모전이 농촌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리움의 우포늪에 핀 할머니 웃음꽃
제2회 ‘우리 함께 농촌 집 고쳐줄 가(家)’ 공모전 최우수상 이현희 씨


다솜둥지복지재단은 제 2회 ‘우리 함께 농촌 집 고쳐줄 가(家)’ 공모전에서 이현희 씨(영남새마을공동체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의 ‘그리움의 우포늪에 핀 할머니 웃음꽃’을 수기 부문 최우수작으로 선정했다. 다음은 이 씨의 수기.

따오기가 한가로이 노니는 자연습지 우포늪을 지나 구순에 가까운 할머니가 계시는 시골집을 방문하였다.

안방에는 세간살이가 곱게 놓여 있고 부엌살림은 정갈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장독대의 옹기들은 할머니의 여문 손끝에 반들반들 빛이 난다.

겨울 추위를 막으려 집 전체에 쳐놓은 삭풍에 찢어지고 세월의 흔적으로 빛바랜 비닐 가림막이 눈에 거슬린다.

할머니가 사시는 시골마을은 추억의 5일장이 들어서는 재래시장 뒷골목이다. 마을은 어머니 품같이 아늑하고 고요했지만, 아마도 장이 서는 날에는 생생한 삶의 현장이 될 것 같다. 상인 아주머니의 훈훈한 인심이 덤으로 얹혀서 팔려나가지 않을까? 어린시절 엄마 손잡고 고향 장터에 갔던 추억에 살짝 잠겨본다.

긴 골목길을 지나 아담한 집에 혼자 사시는 할머니 댁에서 이야기 나누는 웃음소리에 함께 간 일행들은 모녀지간인 줄 알았지만, 동네에 사시는 아주머니였다. 모녀지간처럼 정겹고 재미나 보인다 했더니 또 웃음으로 맞아 주신다. 할머니에게 집수리 범위를 권한다.

“아지매요. 저 낡은 비닐 가림막 걷어내고 벽체하고 봉창하고 정지, 안방 들어가는 문 다는 게 어떼예?”

“겨울마다 펄렁거리고 춥고 장마에는 비 들어온다고 했잖아예 어떤교?”

할머니는 평소 아주머니에게 불편했던 주거환경에 대해 얘기하신 듯 할머니 집안 사정을 모두 알고 계신다.

할머니는 “덥제. 날씨가 너무 더워서 우짜노∼”라면서 우리를 먼저 챙기신다. “우리 영감님 돌아가신 지 20년이 다 되어가는데 살아계실 때는 뿌사진거 고치는 거 영감님이 직접 다 했는데 돌아가시고 나니 손볼 사람이 없어서 엉망이데이.”

“어휴. 고맙고 미안하네. 감자 어미가 말한 대로 하면 되겠네”라며 이웃 아주머니의 말에 수긍한다.

“할매요.”

“그래도 집이 깨끗하네예. 안방하고 부엌이 억수로 깔끔하네예.”

낡고 노후된 집이라도 바지런한 할머니의 손끝 정성이 묻어, 여느 집보다 반지르르하고 깔끔했고, 그 강을 건너신 할아버지의 손길이 닿은 흔적들이 아직도 여기저기에 남아 있는 듯했다.

겨울에는 삭풍을 막아내고 햇살 담은 공간을, 여름에는 방문을 열어 놓고 쉴 수 있는 바람 통하는 공간을, 밤에는 밝음이 있는 조명을, 때로는 이웃들이 찾아왔을 때 도란도란 얘기 나눌 공간을 생각했고, 구순을 바라보는 할머니의 건강을 위해 정겨운 이웃과 만남의 장소, 휴식의 공간, 힐링의 공간을 생각했다.

“할매예, 아지매요.”

우리는 공간이 변화될 모습을 설명했다.

“비닐 가림막 걷어내고 패널로 전부 막을껍니데이.” 어두우니까 큰 창문 두 개 달고 유리로 문도 아주 크게 내면 억수로 밝을 낍니더.”<후략>


박윤정 기자 ong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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