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교통안전 ‘실버존’ 확대해야[기고]

신승철 도로교통공단 안전본부장

입력 2021-12-17 03:00 수정 2021-12-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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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철 도로교통공단 안전본부장

신승철 도로교통공단 안전본부장
유엔에서는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인 경우 고령화사회, 20% 이상인 경우 초고령사회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 중으로 2025년에 초고령사회로 진입이 예상된다. 따라서 고령자의 안전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특히 교통사고는 생명과 직결되어 있어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19년 기준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 10만 명당 보행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많은 9.7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인 2.5명에 비해 약 4배가 많다. 국내 전체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 중 고령 보행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6년 50.5%에서 2020년 57.5%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고령자 교통사고 감소를 위해 최근 정부에서는 고령자 교통안전종합대책을 수립하여 고령자의 행동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교통안전시설 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 공단에서는 교통사고 빅데이터 분석으로 고위험 지점을 개선하고 있다. 2020년에 발생한 고령 보행자 교통사고 다발 지점은 주로 전통시장, 병원 주변 등 고령자 유동인구가 많은 지점이었으며 횡단 중 사고는 무려 43.6%였다. 이렇듯 교통여건, 운전자, 사상자 통계 등 각종 데이터베이스와 융합 분석하여 고위험 지점을 발굴하고 교통안전시설 점검·정비와 교차로 신호체계 조정과 같은 개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또 노인보호구역의 활성화가 절실하다. ‘스쿨존’ 대비 ‘실버존’은 지정 개소가 적고 국민들의 인식률도 낮다. 전통시장, 병원 주변 등은 보호구역 지정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어 노인보호구역의 체계적인 안전관리가 필요하다. 기존의 보호구역 관리는 지방자치단체 위주로 개별적으로 관리되고 있어 정확하고 효율적인 업무 추진에 어려움이 있다. 도로지도를 기반으로 한 전국 단위 보호구역 정보관리시스템 운영으로 노인보호구역의 종합적인 안전관리를 추진할 수 있다.

아울러 고령자를 배려하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신체능력이 약화되는 것은 누구나 피해갈 수 없다. 고령자의 반응 속도는 젊은층에 비해 느려지고 판단 속도가 현저하게 하락하여 교통사고에 취약하다. 앞서 언급한 고위험 지점 시설개선과 노인보호구역 활성화뿐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고령자 교통사고 문제를 내 가족, 그리고 미래의 나에게 생길 수도 있는 일로 인식하고 고령자를 배려하는 교통문화 정착이 필요하다. 이러한 사회적인 노력을 함께한다면 교통사고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신승철 도로교통공단 안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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