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는 띄웠는데 테슬라 주가 하락…“머스크, 510만주 더 팔 것”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12-15 14:07 수정 2021-12-1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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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코리아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식 매도로 연일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밈(Meme) 코인인 ‘도지코인’을 테슬라의 결제 수단으로 언급하며 도지코인 가격을 끌어올렸지만 테슬라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난 11월에 세웠던 ‘천슬라’(테슬라 주가 1000달러)는 이미 붕괴됐고, 주가가 전고점 대비 20% 이상 빠지는 베어마켓(하락장)에도 진입했다. 이는 머스크가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 행사, 세금 마련 등을 이유로 대량의 테슬라 주식을 연이어 내다 팔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머스크가 계속해서 주식 매도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연말까지 그의 누적 매도액이 180억 달러(약 21조 285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14일(현지시간) ‘CNBC’는 기업 내부자들의 주식거래를 추적하는 인사이더스코어 분석 자료를 인용해 머스크가 지난 11월 트위터 설문조사로 설정된 지분 10% 처분 목표 달성을 위해 연말까지 510만 주(50억 달러, 5조 9295억원)에 달하는 테슬라 주식을 더 팔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달 6일 “최근 미실현 차익이 세금 회피 수단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테슬라) 보유 주식 10% 매각을 제안한다”며 6000만 트위터 팔로워를 대상으로 찬반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는 자신은 어디에서도 급여나 보너스를 받지 않아 재산이 주식에 묶여 있다면서 “세금을 낼 유일한 방법은 주식을 매도하는 것”이라고 덧붙이며 매도 목적이 세금 납부임을 강조했다.

CNBC는 “지난달 설문조사 당시 머스크 CEO는 테슬라 주식 1억 7000만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지분 10% 처분은 1700만주를 매각하겠다는 의미다. 그가 앞으로 510만주를 더 팔면 지분 10% 처분 약속을 지키게 되는 것”이라 설명했다.

인사이더스코어에 따르면 지난달 6일 트위터 설문조사 이후부터 이날 오전까지 머스크 CEO가 매각한 테슬라의 주식 규모는 총 1190만주로, 그 가치는 127억 4000만 달러(약 15조 867억 원)에 이른다.

CNBC는 그의 주식 매각 목적이 세금 납부 이외 별도의 현금 확보에 있다고 보고 머스크의 주식 매각이 지분 10% 처분 목표 달성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CNBC는 “머스크는 지금까지 스톡옵션, 세금 등과 관계없는 자금을 마련하고자 테슬라 주식 540만주를 내다 팔았다”며 스톡옵션 행사가 마무리돼도 그의 주식 매각 행보가 계속될 것으로 봤다.

CNBC는 “머스크의 지분 처분이 오로지 스톡옵션, 세금 마련을 위한 것이라면 앞으로 40억 달러 규모의 주식만 처분하면 된다. 그러나 그가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 자금 마련 등을 위해 주식을 계속해서 팔수도 있다”며 테슬라 주가 추가 하락 가능성을 시사했다.

CNBC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는 그의 지분 매각 이후 20% 이상이 추락했다. 전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4.98% 급락으로 '천슬라'가 무너진 테슬라 주가는 이날에도 0.82%가 빠진 958.5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달 4일 기록한 최고가 1229달러에서 21.04%가 추락한 것이다.

머스크는 내년 8월 마감하는 2280만주 규모의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인수 비용과 세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을 매각하고 있다. 그가 지분 매각을 시작할 당시 이 스톡옵션의 가치는 280억 달러를 상회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따라서 그가 내야 할 세금 규모는 최대 150억 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그가 지분 매각에 나설 때마다 테슬라 주가가 요동쳤고, 이로 인해 그가 내야 할 세금 규모도 감소했다. 인사이더스코어는 “머스크는 지금까지 약 1500만주의 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세금 마련을 위해 650만주를 매각했다. 앞으로 780만주의 스톡옵션을 추가로 행사할 것이고 이를 위해 40억 달러 이상의 주식을 매각해 세금을 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머스크가 연말 전까지 93만 4000주를 한꺼번에 매각하는 ‘블록세일’에 4~5차례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테슬라는 전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머스크가 213만주 규모의 스톡옵션 행사를 위해 93만 4091주를 9억 650만 달러에 추가 매각했다고 밝혔다.

한편, 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테슬라 일부 상품을 ‘도지’(도지코인)로 살 수 있게 할 것이다.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는 글을 남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머스크의 트윗 이후 도지코인은 0.2175달러까지 치솟아 24시간 상승률이 38%에 달했다.

머스크는 그간 자신을 ‘도지코인 아버지’라고 부르며 도지코인 띄우기에 나섰다. 하지만 지난 5월 미국 예능 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서 “도지코인은 사기”라고 농담을 했다가 가격 폭락을 촉발해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비난 대상에 오르기도 했다.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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