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알약 치료제, 입원·사망 89% 예방…오미크론에도 효과”

뉴욕=유재동 특파원

입력 2021-12-15 13:56 수정 2021-12-1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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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약회사 화이자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알약 치료제가 고위험군의 입원과 사망 비율을 89%까지 낮춰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자는 이 약이 새 변이 오미크론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화이자는 14일(현지 시간) 자사가 개발한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팍스로비드’에 대한 최종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고위험군이 코로나19 증상이 시작된 지 사흘 안에 이 약을 복용하면 입원·사망 확률이 89%, 닷새 이내에 복용하면 88% 각각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에 발표된 잠정 분석 결과와 사실상 일치하는 것으로 연내 보건당국의 사용 승인에 청신호가 켜졌다.

실험 결과를 보면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697명이 이 약을 사흘 내에 복용한 결과 5명만 입원했고 사망자는 한 명도 없었다. 반면 682명의 위약 복용군에서는 44명이 입원해 그 중 9명이 사망했다. 또 건강한 사람 등 저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팍스로비드가 입원·사망 확률을 70%까지 낮춰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카엘 돌스텐 화이자 최고의학책임자(CSO)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이번 실험 결과는 홈런을 친 것과 같다”면서 “아주 효과적인 수단을 갖게 됐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했다.

화이자는 이 치료제가 오미크론에 대해서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약이 오미크론 변이의 자기 복제를 위해 필요한 프로테아제(단백질 분해효소) 활동을 차단한다는 사실이 초기 실험에서 밝혀졌기 때문이다. 돌스텐 CSO는 “프로테아제 기능이 없이는 이 바이러스는 자기복제를 하지 못하고 병을 일으키지 못한다”며 “오미크론에 대한 팍스로비드의 효과가 매우 상당할 것으로 강하게 확신한다”고 했다. 화이자는 오미크론에 대한 팍스로비드의 효과를 구체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추가 실험을 할 계획이다.

이날 팍스로비드의 치료 효과가 높은 것으로 발표되자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를 환영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화이자의 희망적인 발표에 고무돼 있다”며 “이 소식은 오미크론을 포함한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또 하나의 강력한 수단을 제공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화이자 알약이 출시되려면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포함해 몇 가지 단계가 남았다”면서도 “우리 행정부는 1000만 명의 미국인을 치료할 수 있는 분량을 이미 주문해 뒀다”고 강조했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는 내년에 최소 8000만 명분의 팍스로비드를 생산할 수 있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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