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등에 업은 中企, 해외소비자 사로잡는 첨병으로

민동용 기자

입력 2021-12-15 03:00 수정 2021-12-1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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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CAST 사업 11개 업체 선정

한류 연계 협업 콘텐츠 기획 개발(CAST) 사업에 선정된 업체 ‘세비앙’의 ‘핑크퐁 필터 샤워기’가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된 왕훙(인플루언서) 라이브 커머스 방송에서 소개되고 있다(오른쪽 사진). 윤상흠 한국디자인진흥원장(왼쪽 사진 왼쪽)이 세비앙 본사를 찾아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한국디자인진흥원 제공


#1. 천으로 티셔츠, 가방 등을 만드는 봉제업체 ‘티집’은 오리를 캐릭터화한 브랜드 호브호버(Hovehover)를 내놨다. LG생활건강 삼성전자와 일한 일러스트레이터 온초람이 만든 캐릭터 호버는 뚜벅뚜벅 자신의 길을 가는 청년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호버가 새겨진 크로스백과 와펜(천으로 만든 배지) 액세서리 등은 내년 1월 아마존 쇼피 같은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 소개된다.


#2. 콘텐츠 제작사 ‘아툰즈’는 어린이에게 인기 높은 만화영화 ‘안녕 자두야’ 캐릭터를 활용해 방향제 겸용 스탠드 ‘안녕 자두야 밤하늘 향기 무드 등(燈)’을 출시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유튜브 채널 구독자 100만 명을 돌파한 이 애니메이션의 K콘텐츠 파워를 등에 업었다. 내년 1월 극장판 ‘안녕 자두야―제주도의 비밀’ 개봉과 함께 온라인 판촉에 더 힘쓸 예정이다.

이들은 ‘2021 한류 연계 협업 콘텐츠 기획 개발(CAST) 지원 사업’에 선정된 중소기업 사례다. CAST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디자인진흥원과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주관한다. 드라마 ‘오징어게임’, 방탄소년단(BTS)같이 세계에서 주목받는 K콘텐츠와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이 힘을 합쳐 새 상품을 만들고 해외 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다.

CAST 사업은 생활용품, 뷰티, 패션 등 생활소비재 중소기업이 한류와 연계해 상품을 기획, 개발하고 홍보, 유통하는 일을 도와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를 위해 상품 기획과 개발, 양산(量産)에 필요한 비용(업체당 7500만 원)을 지급하고, 국내외 온·오프라인 커머스 플랫폼 입점과 해외 주요 제품 전시회 참가를 지원하며, 언론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홍보 활동을 돕는다.

올해 CAST 사업에는 아툰즈 티집을 비롯해 11개 중소기업이 선정돼 상품 개발을 마쳤다. 2019년 한국-아세안 특별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이 사용하는 공식 컵으로 지정된 미러 컵(mirror cup)을 만든 ‘루이초’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와의 협업이 예정돼 있다.

지난해에는 웹툰 ‘유미의 세포들’ 캐릭터를 가미한 퍼즐 게임 ‘마이 드림 하우스’, 어린이 인기 TV 애니메이션 ‘코코몽’ 캐릭터들을 활용한 가방 등 26개 제품이 12개국에 수출돼 매출 약 31억 원을 올렸다.

CAST 사업의 이 같은 성과는 국내 전체 콘텐츠 산업 성장과 궤를 같이한다. 관세청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올해(11월 현재) 국내 콘텐츠 산업 매출액은 133조6000억 원으로 지난해 약 126조 원보다 6%가량 증가했다. 관련 중소기업 수출도 지난해 11월부터 올 2분기까지 30%의 성장률을 보였다. 한류와 연계한 화장품 의류 같은 소비재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수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상흠 한국디자인진흥원장은 “세계에 영향력을 더욱 떨치고 있는 한류 콘텐츠는 K디자인이 해외로 뻗어가는 촉매제가 된다”며 “CAST 사업뿐만 아니라 한류 콘텐츠를 활용해 중소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지원 사업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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