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린 시대가 온다… 퀄리파잉 1등으로 LPGA 입성

김정훈 기자

입력 2021-12-14 03:00 수정 2021-12-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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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라운드 5타차 2위서 극적 우승… 8라운드 144홀 돌며 33언더 기록
한국선수 1위, 이정은 이후 3년 만… 우승상금 1760만원 들고 금의환향
“TV로 보던 선수들과 경쟁하게 돼”… 2017년 US 女오픈 준우승 최혜진
공동 8위 통과하며 내년 활약 기대… 홍예은도 공동 12위로 빅리그 합류


최혜진(왼쪽)과 안나린(왼쪽에서 두 번째) 등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퀄리파잉(Q)시리즈를 통과한 선수들이 마지막 날인 13일 경기가 열린 미국 앨라배마주 도선의 하일랜드 오크스골프장(파72)에서 내년 시즌 시드권이 적힌 보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전체 수석을 차지한 안나린과 8위를 차지한 최혜진은 20위 안에 들며 2022시즌 풀시드권을 확보했다. LPGA 제공

‘무명의 신데렐라’ 안나린(25)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퀄리파잉(Q)시리즈를 수석으로 통과하며 ‘꿈의 무대’를 향한 힘찬 첫발을 내디뎠다.

안나린은 13일 미국 앨라배마주 도선의 하일랜드 오크스골프장(파72)에서 열린 LPGA투어 Q시리즈 마지막 8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적었다. 최종합계 33언더파 541타를 기록한 안나린은 2위 폴린 루생부샤르(프랑스)를 1타 차로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8일 동안 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이라 ‘지옥의 레이스’로 불리는 Q시리즈에 출전한 110명 선수 중 ‘수석’이다. 안나린은 “2주간 체력적으로 지쳤지만 좋은 성적을 내서 굉장히 기쁘다”며 “내년에 LPGA투어에서 루키 시즌을 보내게 될 텐데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Q시리즈에서 한국 선수가 수석으로 합격한 것은 2018년 ‘핫식스’ 이정은(25) 이후 3년 만이다. 안나린은 선두와 5타 차 2위로 최종 라운드를 맞이해 수석은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이날 9번홀부터 11번홀까지 3연속 버디를 잡는 집중력을 보인 반면 루생부샤르는 이븐파 72타로 타수를 줄이지 못해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2017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데뷔해 3년 만인 지난해 2승을 거두며 뒤늦게 빛을 본 안나린이 LPGA투어 등용문에서도 ‘막판 뒤집기’를 선보인 것이다. 수석 상금 1만5000달러(약 1760만 원)도 덤으로 챙긴 안나린은 “(귀국 후)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열흘간 충분한 휴식을 취하겠다”며 “전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할 수 있는 점이 기대되고, 지금까지 TV로만 보던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했다.


안나린은 당장 내년 LPGA투어의 모든 대회에 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적으로 Q시리즈에서 45위 이내 성적표를 받아 든 선수들이 LPGA투어 출전권을 획득하고, 이 중 상위 20위 내 선수들은 거의 모든 대회에 출전하기 때문이다.

KLPGA투어에서 아마추어 시절을 포함해 통산 10승을 거두고,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 대상을 휩쓸었던 ‘펭귄’ 최혜진(22)도 LPGA투어 진출에 성공했다. 최혜진은 최종 합계 17언더파 557타로 공동 8위에 자리했다. 최혜진은 2017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US여자오픈에서 준우승을 하는 등 이미 LPGA투어에서 존재감을 보여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최혜진은 “LPGA투어 시드권을 확보했다는 것이 아직 믿기지 않고 설레는 감정이 크다”면서도 “열심히 준비해서 Q시리즈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없애 내년 시즌에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했다.

올 시즌 시메트라투어(2부 투어)에서 활약했던 홍예은(19)도 최종 합계 13언더파 561타로 공동 12위에 자리해 ‘빅리그’로 승격하게 됐다.


LPGA투어 퀄리파잉(Q)시리즈란?
―2주간 8라운드 144홀 경기
―기존에는 5라운드 90홀이었으나 2018년 말부터 LPGA투어 진입 장벽을 높이기 위해 현재와 같은 체제로 확대
―예선, 시메트라투어 상금 순위, 롤렉스 랭킹 등을 통해 출전 자격 부여
―최종 45위 안에 들면 순위에 따라 다음 시즌 LPGA투어에 뛸 수 있고, 20위 이내는 풀시드 확보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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