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CPTPP 가입 공식화…“中 의존도 낮추는 데 효과적”

세종=구특교 기자

입력 2021-12-13 20:01 수정 2021-12-13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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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26차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2021.12.13/뉴스1

정부가 세계 무역의 15%를 차지하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추진을 공식화했다.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를 낮추고 교역을 다변화할 수 있는 기대가 나오지만 농산물 수입이 늘어날 것을 우려하는 농수산업계의 반발도 예상된다.

13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외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교역과 투자 확대를 통한 경제적, 전략적 가치 등을 고려해 CPTPP 가입을 본격 추진한다”며 “다양한 이해 관계자 등과 사회적 논의를 바탕으로 절차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2013년 CPTPP의 전신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검토한 지 약 8년 만이다.

CPTPP는 미국이 TPP를 탈퇴한 후 일본, 호주, 멕시코 등 11개국이 2018년 출범시킨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일본이 의장국을 맡고 있고 올해 9월 중국과 대만이 가입을 신청했다. 홍 부총리는 가입 시점을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다. 국회 보고 절차, 회원국과의 협상을 마치려면 2~3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CPTPP의 관세 철폐율은 최대 96% 수준으로 시장 개방도가 높다. 세계 무역의 15%를 차지하는 CPTPP에 가입하면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낮아지고 수출시장이 다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은 “CPTPP 가입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통상 지형을 확대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멕시코와 처음으로 FTA를 체결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반면 농수산업계는 수입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참여국 중 호주, 칠레, 캐나다 등 농업 강국이 많기 때문이다. 이날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는 성명을 내고 “가격 경쟁력이 높은 수입 농산물의 증가는 농업 생산기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반발했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본이 요구할 사안에 대한 부담이 크다 보니 한국 정부가 뒤늦게 뛰어든 측면이 있다”며 “중국보다 가입이 늦어져 한국의 협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에선 부정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한국이) CPTPP의 수준 높은 자유무역 규칙을 충족할 수 있는지 판별할 필요가 있다”고 보도했다. 집권 자민당의 극우 정치인인 사토 마사히사(佐藤正久) 의원은 13일 트위터에 “한국의 현 정권은 후안무치(厚顔無恥). TPP가입 신청 전에 일본이 지적한 수출관리 시정이 우선”이라고 적었다.

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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