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바잉’ 몰렸던 ‘노도강’·‘금관구’ 집값 타격…하락거래도 늘어

뉴시스

입력 2021-12-12 20:04 수정 2021-12-12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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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오르던 서울 중저가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이 기준금리 인상, 대출규제 강화 영향으로 가장 먼저 타격을 받고 있다.

중저가 지역은 대출 의존도가 높은 20~30대의 매수세가 몰렸던 곳인데 대출을 받기 점점 어려워지면서 거래가 뚝 끊기고, 가격 상승세도 둔화되고 있다.

특히 내년 1월부터는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 조치가 시행되는 등 금융당국의 대출 옥죄기가 더욱 심화될 예정이어서 서울 중저가 지역의 가격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KB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서울 25개 자치구 중 아파트 매매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노원구로 20.26% 상승했다.

이어 도봉구가 17.90% 상승률을 보였고, 강서구 17.87%, 구로구 16.14%가 그 뒤를 이었다.

이들 지역은 비교적 저렴한 주택이 몰려있는 곳으로 지난해부터 이어진 2030세대의 이른바 ‘영끌’, ‘패닉바잉’으로 인한 매수세가 집중된 지역이다.

그러나 중저가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9월 중순부터 상승세가 완화되기 시작했다.

하반기 들어 기준금리 인상, 대출규제 강화 등이 가시화되면서 대출 의존도가 높은 20~30대의 매수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것이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노원구는 10월 첫째 주(4일 기준) 0.26% 오른 뒤 9주 연속 상승폭이 둔화되면서 12월 첫째 주(6일 기준) 0.07%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지난 3월 마지막 주 상승률(0.08%)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도봉구 아파트 매매가격 역시 9월 둘째 주(13일 기준) 0.21% 오른 뒤 상승폭이 점차 완화되면서 이달 첫째 주 0.07% 상승률을 보였고, 강서구는 9월 셋째 주(20일 기준) 0.29% 오른 뒤 11주간 상승폭이 완화됐다.

구로구 역시 9월 둘째 주 0.24% 오른 뒤 상승세가 점차 완화되면서 이번 주 0.12%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상승세 둔화 흐름은 실거래가를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최근 들어 아파트값이 이전 실거래가보다 수천만원 가량 떨어진 하락 거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수도권 지역 아파트 실거래가 동향’ 자료에 따르면 노원구 월계동 ‘한진한화그랑빌’ 33평형은 지난달 13일 이전 실거래가인 9억9000만원에서 -4.34% 하락한 9억4700만원에 실거래 됐다.

도봉구 쌍문동 ‘한양2’ 21평은 11월26일 이전 실거래가 7억원보다 -2.14% 떨어진 6억85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구로구 신도림동 ‘대림1’ 24평 아파트는 지난달 20일 이전 실거래가(9억5000만원)보다 가격이 -2.63% 하락한 9억2500만원에 거래됐으며 강서구 방화동 ‘방화그린’ 15평형도 이전 실거래가(6억900만원)보다 가격이 -1.48% 하락한 6억원에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20~30대의 ‘영끌’, ‘패닉바잉’ 영향으로 중저가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올해 하반기 들어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기준 금리도 두 차례 인상되면서 대출 의존도가 높은 젊은 층의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20~30대가 올해 상반기 비교적 가격이 덜 올랐다고 판단되는 중저가 지역이나 호재가 있는 곳을 ‘영끌’을 통해 매입했는데 하반기 들어 대출에 제한이 생기고, 금리도 올라 거래가 줄고, 상승폭이 둔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현상은 상반기 거래가 활발했던 지역에서 더욱 두드러진다”며 “최근 거래된 사례를 보면 전월대비 가격이 하락한 건도 나타나는 등 관망세로 전환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개인별 DSR규제도 본격화되는 만큼 중저가 지역의 가격 둔화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현 정부의 ‘1가구 1주택’ 정책이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을 심화시키면서 부동산의 양극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대출을 받아 집을 사야하는 지역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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