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부터 방귀소리까지… 판 커지는 NFT시장

김자현 기자

입력 2021-12-09 03:00:00 수정 2021-12-09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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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이을 디지털 자산 주목… 국내 코인거래소도 NFT마켓 열어
투자자 몰려 미술품 2억대 낙찰도… 글로벌 NFT 시총 2년새 9배로
관련 제도 정비 안돼 거품 논란도



“비트코인처럼 몇 년 뒤 수백 배 오를지도 모르잖아요.”

회사원 안모 씨(30)는 틈날 때마다 스마트폰으로 대체불가토큰(NFT·Non-Fungible Token) 거래 플랫폼을 들여다본다. 몇만 원만 투자하면 디지털 그림이나 영상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한 안 씨는 “미리 코인 투자를 시작했다면 큰돈을 벌었을 것”이라며 “아직 초기인 NFT는 일찍부터 뛰어들어 재미를 보고 싶다”고 했다.

최근 세계적으로 NFT 투자 열기가 달아오른 가운데 국내에서도 NFT가 가상화폐를 이을 디지털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가 NFT 거래 플랫폼을 연 데 이어 경매에 올라온 NFT 작품들이 잇달아 수천만, 수억 원대에 팔리고 있다. 하지만 NFT 가치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 데다 관련 제도가 미비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 NFT로 ‘박제’하니 없던 가치도 생겨


NFT는 블록체인 암호화 기술을 활용해 고유한 값을 부여한 디지털 자산으로, 복제나 위·변조가 불가능하다. 특정 디지털 콘텐츠에 ‘정품 인증서’가 발급되는 셈이다. 이런 특징 때문에 현실에선 값을 매기기 곤란했던 무형의 콘텐츠들이 새롭게 가치를 인정받아 팔리고 있다.

이달 2일 NFT 거래소인 ‘업비트 NFT’에서는 류재춘 화백의 수묵화 NFT ‘월하 2021’ 200점이 경매를 통해 당일 완판됐다. 200개의 동일 작품이 있는 창작물이지만 국내 최초의 한국화 NFT라는 점에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 앞서 지난달 25일 경매에서는 국내 작가 장콸의 NFT 작품 ‘미라지 캣3’이 3.5098비트코인(당시 약 2억4500만 원)에 낙찰됐다.

또 다른 거래소에서는 이달 초 아프리카TV 인기 BJ의 3차원(3D) 아바타를 제작한 NFT가 2.5이더리움(약 1370만 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국내에선 옛 조선총독부 건물 해체 영상이나 드라마 ‘짤방’(간단한 사진이나 동영상), 개인의 셀카 등이 NFT로 발행돼 판매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한 영화감독이 올 3월 친구들과 녹음한 각양각색의 방귀 소리를 NFT로 만들어 판매했다.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가 과거에 올렸던 첫 번째 트윗이 NFT로 발행돼 32억 원에 팔리기도 했다.

○ “NFT는 거품 정점” 우려도

최근 미술, 음악, 게임 등 전방위적으로 NFT가 활용되면서 관련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NFT 시장분석 플랫폼 ‘논펀지블닷컴’에 따르면 2018년 4096만 달러였던 글로벌 NFT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3억3804만 달러로 불어났다. 2년 새 9배 가까이로 커진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디지털 자산의 변화 속도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각종 법률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원작자의 허락 없이 해당 작품을 NFT로 제작해 판매한다고 해도 이를 검증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최근 근대미술 작가 이중섭, 김환기 등의 실물 작품을 NFT로 만들어 팔려던 업체가 저작권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또 향후 NFT 거래소가 ‘가상자산 사업자’에 포함된다는 금융당국의 해석이 나올 경우 가상화폐 거래소들처럼 사업자 등록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NFT의 가치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마이클 에브리 라보뱅크 아태금융시장 연구책임자는 “NFT는 거품의 정점에 있다”며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는 역동성을 감안해도 불안감이 크다”고 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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