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전기차 시장은 우리가 접수” 독일 3社 시동

이건혁 기자

입력 2021-12-09 03:00 수정 2021-12-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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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차 앞세워 국내시장 공략 나서

독일 완성차 3사가 1억 원이 넘는 프리미엄 전기차를 선보이며 국내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섰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달 중 판매에 나설 대형 전기차 세단 ‘더 뉴 EQS’(왼쪽 사진)를 전면에 내세운다. BMW는 지난달 말 판매를 시작한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X’(가운데 사진)를, 아우디 역시 최근 선보인 전기 SUV ‘e트론 스포트백 55 콰트로’를 앞세워 전기차 시장을 공략한다. 각 사 제공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자동차 브랜드 3사가 나란히 억대 신형 전기차를 선보이며 국내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독일 3사가 전기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던 만큼, 고급 전기차를 전면에 내세워 브랜드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다.

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이달 중 브랜드 첫 번째 전기차 세단인 ‘더 뉴 EQS’를 공식 판매한다. 벤츠를 대표하는 S클래스의 전기차 버전으로 전기차 시대의 벤츠 플래그십(기함) 세단을 상징하는 차량으로 여겨진다.

최근 폐막한 서울모빌리티쇼를 통해 국내에 첫선을 보인 EQS는 벤츠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해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한 점이 눈에 띄었다. 운전석부터 조수석까지 이어지는 일체형 디스플레이인 ‘MBUX 하이퍼스크린’도 인상적이었다.

현재 이 차량은 국내에서 ‘EQS450+AMG 라인’ 단일 모델로 판매되며 가격은 1억7700만 원이 책정돼 있다. 1억 원이 넘는 차량답게 첨단 주행보조 시스템 등 편의장치가 대거 포함됐다. 환경부 기준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는 478km에 이른다. 제네시스 G80 전기차(433km)보다 길며, 다른 브랜드 전기차 주행거리가 보통 200∼300km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배터리 성능 면에서 강점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BMW는 지난달 말 플래그십 전기차 iX를 내놓으며 고급 전기차 판매 경쟁에 뛰어들었다. BMW가 7년 만에 내놓은 신형 순수 전기차 iX는 1억 원이 넘는 고가임에도 사전 계약 물량만 2000대가 넘는 것으로 파악돼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소비자 선호가 높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에서는 전기차가 거의 없었던 만큼 대기 수요가 많았던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iX는 xDrive40(1억2260만 원)과 xDrive50(1억4630만 원) 등 두 종류로 판매된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각각 313km와 447km다. 주력 모델인 xDrive40의 주행거리가 다소 짧다는 평가가 있으나 거실을 연상시키는 넓은 공간과 목재로 제작된 패널 등 고급 사양들을 통해 이를 만회하고 있다. 30개의 스피커를 통해 전달하는 입체적인 음향 효과, 자동차 배기음을 선호하는 운전자를 위해 개발된 인공 주행 음향도 특징적이다.

벤츠, BMW에 앞서 고가 전기차 시장 선점에 공을 들여온 아우디는 라인업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우디는 지난해 선보인 전기 세단 ‘e트론 55 콰트로’부터 올해 9월 판매를 시작한 중형 SUV ‘e트론 스포트백 55 콰트로’ 등 1억 원 안팎의 고가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이달 중 고성능 전기차인 ‘e트론 GT 콰트로’와 ‘RS e트론 GT’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 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판매된 1억 원 이상 수입차는 5만4386대로 전체 판매량(25만2242대)의 23.3%를 차지했다. 2019년(11.8%)과 2020년(15.7%)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난 수치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1억 원 넘는 고가 차량 비중이 지난해 39%에 이어 올해는 43%까지 늘어난 상황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고급 전기차는 브랜드의 정체성과 기술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제품”이라며 “독일 3사가 모두 라인업을 갖춘 만큼, 소비자 선택을 받기 위한 마케팅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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