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제기된 ‘집값 고점론’ vs 계속되는 ‘집값 상승론’

황재성기자

입력 2021-12-08 11:54:00 수정 2021-12-08 12: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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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택시장의 안정화 흐름이 보다 확고해지는 양상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오늘) ‘34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이하 ’회의‘)’에서 “서울은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 가격이 하락 진입 직전 수준까지 안정되고, 지방은 가격 하락 지역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17일 열린 ‘33차 회의’에서 “(9월 이후 부동산시장의 안정화 분위기가) 시장 참여자들의 인식에도 본격 반영되고 있다”고 발언한 데서 한발 더 나아간 모양새다. 홍 부총리가 집값 고점론을 다시 꺼내든 것은 7월 21일 개최된 26차 회의 이후 4개월여 만이다.

하지만 민간의 시각은 여전히 정부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전날인 7일(어제) 민간연구소인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주택 가격 오름폭이 올해보다는 줄어들겠지만 집값 상승세는 여전히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물가 상승 압박과 재개발 등 개발 호재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 또다시 제기된 정부의 집값 고점론
홍 부총리의 ‘집값 고점론’은 올해 6월 3일에 열린 23차 회의 때부터 시작됐다. 당시 홍 부총리는 “서울 아파트 가격(실질가격 기준)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조정을 받기 이전 고점에 근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26차 회의(개최시기·7월21일) 회의 때까지 한국은행이나 KDI, IMF, 국제결제은행 등의 보고서 등을 인용하며 집값 고점론과 투자 신중론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런 구두개입에도 집값 상승세가 오름폭을 키우며 계속됐다. 이에 홍 부총리는 27차 회의(7월28일)에선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담화문을 통해 집값 안정을 위한 국민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하며 고점론을 사실상 접었다.

홍 부총리가 집값 고점론을 다시 꺼내들 정도로 최근 부동산 시장상황을 보여주는 각종 지표는 그동안 계속됐던 상승세와는 결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한국부동산원이 주간 단위로 발표하는 매매가 동향에서 이런 양상이 확인된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2월 1주차에 0.10%였던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8월 4주차에 0.22%까지 높아졌지만 이후 꾸준히 낮아졌고, 마침내 11월 5주차 0.10%로 내려앉았다.

서울 전세금 상승률도 마찬가지 흐름을 보이다가 11월 5주차(0.10%)에 2월 1주차(0.11%) 수준으로 복귀했다.

또 아파트 경매시장 낙찰률이 올해 2월 80.0%에서 11월에 62.2%로 떨어진 점도 고점론을 꺼내든 요인으로 작용했다. 경매 낙찰률은 부동산 매수심리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KB부동산이 중개업소들을 대상으로 매월 실시하는 가격 동향 전망 조사에서 상승 비중이 10월 30.4%에서 11월에 8.9%로 급락한 반면 하락 비중은 4.4%에서 20.4%로 높아진 점도 정부의 집값 고점론에 영향을 미쳤다.

● 내년에도 집값 상승 전망 쏟아진다
하지만 민간은 내년에도 집값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쏟아내고 있어 정부와 큰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중소건설업체 모임인 ‘대한전문건설협회’의 산하기관인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7일(어제) 서울 동작구 전문건설회관에서 열린 ‘2022년 건설ㆍ주택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내년에도 집값 상승세가 이어진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다만 상승폭은 둔화돼 수도권은 올해(13~16%)의 절반 수준인 7%, 전국은 5% 수준의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우선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라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기본적인 집값 상승률을 보장할 것으로 봤다. 또 수도권의 경우 재개발 등 개발 호재가 여전한 것도 집값 상승세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시켜 주는 요인으로 작동할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금리가 경제성장에 맞춰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대출규제와 주택 공급이 늘어나는 것은 집값 상승세를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밖에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우리금융경영연구소,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등도 최근 내년 경제 전망 등을 통해 집값이 2~3% 수준의 상승률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쏟아냈다.

이들은 경기 회복과 재건축 관련 규제 완화 등에 대한 기대감과 올해보다 불안해질 전세시장 등이 집값 상승세를 불러올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내년에 치러질 대통령 선거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등을 통해 쏟아져 나올 각종 개발 공약이 집값을 자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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