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피 차익에 다주택자 절세 수요까지…수요 몰리는 민간임대

뉴스1

입력 2021-12-08 05:59 수정 2021-12-08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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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 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1.11.15/뉴스1

민간장기임대주택이 주목받고 있다. 집값 폭등과 전·월세 시장 불안으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커진 데다, 각종 세금과 규제를 피할 수 있다는 이점에 투자 수요까지 몰리면서다. 청약 과열에 임차권을 웃돈을 주고 되파는 전매 거래까지 성행하며 임대 아파트가 투기의 장으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부동산 커뮤니티 및 단체 채팅방에서는 롯데건설 ‘도봉 롯데캐슬 골든파크’를 청약 접수를 저울질하는 글이 이어졌다. 이 단지는 전용면적 84㎡ 282가구 규모로, 임대보증금이 8억5000만~8억9000만원 정도다.

인근 방학삼성래미안 전용 84㎡ 전세가는 현재 호가가 6억2000만원 안팎에 형성돼 있다. 방학ESA3단지도 같은 면적이 전세 호가가 5억4000만원 수준이다. 이들 단지가 2002년, 2004년 준공된 점을 감안하더라도 임대보증금이 저렴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민간임대아파트라는 점만으로 수요가 몰리는 분위기다. 시행사는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앞서 경기도 용인시에 공급된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 엘’처럼 높은 경쟁률이 예상된다. 해당 단지는 715가구 모집에 16만2683명이 몰려 평균 22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외면받던 임대 아파트 인기가 치솟은 것은 일반 민간 분양아파트와 규제에서 비켜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들 견해다.

민간임대아파트는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대부분 단지에서 주택소유 여부 등 자격제한 없이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할 수 있다. 임대라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다 보니 취득세, 양도세, 재산세 등 각종 세금에서도 자유롭다. 입주 전 명의 변경으로 ‘전매’ 형식 거래도 가능하다.

도봉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다주택자는 한 채를 더 보유한다는 이유로 매년 세금만 몇천만 원을 내야 하는데, 민간임대는 이런 부담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투자자로선 눈여겨볼 수밖에 없다”며 “전매로 초피(초기 프리미엄) 5000에 입주 땐 2억~3억까지 예상한다”고 귀띔했다.

상당수 단지들이 8~10년의 임대 의무기간 종료 후 임차인에게 우선분양권을 주기 때문에 인기는 더욱 불붙고 있다. 확정 분양가로 공급하는 경우, 당장은 비싸더라도 집값 상승기를 거쳐 10년 뒤엔 시세보다 싼 값에 분양받을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일부 단지에서는 수억 원의 웃돈이 붙기도 했다.

민간 임대가 투기의 장으로 변질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실수요자보다는 초피·로또분양을 노린 투기성 신청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한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요즘 민간임대는 실제 임대 수요나 내 집을 마련하려는 젊은 사람들에겐 부담스러운 가격”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이 하락장으로 접어들 경우 ‘상투’를 잡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민간임대는 가격 통제를 피할 수 있어 공급자가 시세를 반영해 집값을 산정하게 되고, 프리미엄까지 붙는다”며 “하락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라 가격이 합리적인지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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