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서 발견한 담석… 담낭을 어찌할까?

홍은심 기자

입력 2021-12-08 03:00 수정 2021-12-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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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석증 환자 60∼70% 무증상… 기름진 식습관 탓 2030대 급증
“수술적 예방 치료 필요 없으나 크거나 용종 있으면 절제술 고려”
평소 규칙적인 식사-운동해야


식습관의 서구화와 복부 초음파 검사 등 건강검진의 영향으로 담낭담석 환자들이 늘고 있다. 김범수 경희의료원 간담도췌장외과 교수는 “담낭절제술 이후 묽은 변, 설사, 소화불량 등이 일시적으로 있을 수 있지만 1개월 정도 지나면 대부분의 불편감은 사라진다”고 말했다. 경희의료원 제공

담낭을 제거하는 담낭절제술은 한국인이 많이 받는 수술 중 하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개한 ‘2019년 주요 수술통계연보’에 따르면 담낭절제술은 백내장 수술, 제왕절개 수술, 일반 척추 수술, 치핵 수술에 이어 한국인이 많이 받은 수술 5위에 올랐다. 담낭에 담석이 생기는 등 담낭 관련 질환을 진단받으면 담낭을 꼭 절제해야 할까.


답즙 돌처럼 굳어 발생하는 ‘담석증’


담낭(쓸개)은 간에서 생성된 담즙을 저장해 뒀다가 필요할 때마다 분비하며 소화를 돕는다. 담낭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은 담석증이다. 담석은 담즙이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 담낭이나 담관에 생기는 질환이다. 담즙에 콜레스테롤 등이 과도하게 포함되면 담낭이나 담관 안에서 담석이 만들어지고 이 담석이 담낭 경부나 담낭관으로 이동해 염증이나 폐쇄를 일으킨다.

담낭담석의 약 70%는 무증상이지만 담낭암으로 악화할 가능성도 있어 예방 차원에서 담낭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다. 피부를 통해 관을 삽입해 담석만 제거할 수도 있지만 여러 가지 부작용과 위험이 있어 거의 시행되지 않는다. 특히 담석의 특성상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법은 담낭절제술이다.

김범수 경희의료원 간담도췌장외과 교수는 “담석 환자의 60∼70%는 무증상으로 대부분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통해 진단된다”며 “수술은 필요 없고 음식 조절과 가벼운 운동 등 규칙적인 일상생활만으로도 큰 걱정 없이 지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다만 증상이 있거나 무증상 담석이라도 거대담석(2.5cm 이상 담석), 도제담낭(담낭 벽의 석회화), 용종 동반, 췌담관 합류 지점에 위치한 경우에는 악성이 될 가능성이 높아 수술이 필요하다.

40대 여성, 비만자 등에게 많이 발견


담석은 40대 여성, 비만자, 가임기 여성에게서 많이 발견된다. 최근에는 고콜레스테롤 등 식습관의 변화로 20, 30대에서도 담석 환자가 늘고 있으며 10대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담낭담석으로 증상이 나타날 경우 복통, 황달, 발열 등 다양하다. 평소 자주 체하고 기름진 음식을 섭취하거나 과식했을 때 간헐적인 명치 통증, 소화불량이 느껴지면 담석증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증상이 나타나면 내시경과 함께 복부 초음파를 시행해야 한다. 증상이 반복되면 담낭염으로 이어질 수 있고 급성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패혈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서다.

1시간 이상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계속되고 오른쪽 위 복부 통증이 반복되면 복부 초음파를 통해 담석 유무를 확인한다. 복부 초음파로 담낭 질환을 확인할 수 있으며 가장 좋은 방법이다. 컴퓨터단층촬영(CT)나 자기공명영상법(MRI 촬영)도 진단에 도움이 된다. 지속적인 통증으로 담석이 확인되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담낭담석으로 진단받았을 때 수술을 고려하는 상황은 △평소 관련 증상이 있는 경우 △담석 크기가 클 경우 △담낭벽이 두꺼워진 경우 △담낭에 용종이 동반된 경우 등이다.

수술은 개복 담낭절제술과 복강경 담낭절제술이 있다. 복강경 수술은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빨라 담낭담석 환자들의 표준 치료가 된다. 근래에는 2mm 미세 복강경, 단일공 복강경 등 흉터와 통증을 줄이고 개수와 투관침의 크기를 줄이는 방향으로 복강경 수술이 진화하고 있다.

2mm 미세술은 투관침을 오른쪽 위 복부에 2, 3개 삽입하고 2mm 수술기구를 사용해 흉터를 최소화한다. 또 단일공 복강경 담낭절제술은 배꼽을 이용해 수술하기 때문에 흉터가 남지 않는다. 이들 수술법은 젊은 미혼 여성에게서 많이 시행되고 있으며 만족도가 매우 높다.

담석은 담낭 외 담관에도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소화기내과와의 유기적인 협진이 필수다. 신속한 소화기내과의 내시경 담도 담석 해결 후 담낭절제술을 시행해 환자의 조기 퇴원을 유도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수술이 꼭 필요한데도 무작정 참거나 방치할 경우 응급 상황을 초래할 수 있고 무엇보다 담관을 막아 담낭염을 발생시키고 반복되는 염증으로 치명적인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수술 후 과식 금물… 지방 많은 음식도 피해야


담낭절제술 이후 묽은 변, 설사, 소화불량 등이 일시적으로 있을 수 있으나 1개월 이후 대부분의 불편감은 사라진다. 수술 후 과식이나 지방이 많은 음식은 피해야 한다.

담낭담석을 예방하려면 규칙적인 식사와 적절한 운동을 통한 체중 조절이 필수다. 가능하면 매 끼 밥과 3, 4가지 반찬을 골고루 적당히 먹는 것이 좋다. 콜레스테롤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음식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 대표적인 콜레스테롤 음식은 달걀 노른자, 새우, 오징어, 조개, 순대, 돼지고기 기름, 닭 껍질 등이다.

증상이 없는 담석 보유자라면 평소보다 지방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갑작스러운 무리한 다이어트도 담석 유발 원인이다. 규칙적인 운동과 고단백 저지방 식이로 담석을 예방할 수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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