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 치매 예방 효과? “발병률 69% 낮아져”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입력 2021-12-07 10:24 수정 2021-12-07 11:23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성분명: 실데나필)가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Cleveland Clinic) 유전체 의학 연구소(Clinic Genomic Medicine Institute)의 페이슝 쳉(Feixiong Cheng) 교수 연구팀이 720만 명의 6년 치 의료보험 급여 자료를 확보해 비아그라 사용자와 비사용자의 치매 발생률을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비교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나타났다고 UPI 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향후 인체 대상 임상시험을 통해 같은 효과를 확인하면 인류의 삶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비아그라를 복용한 사람의 치매 발생률이 69% 낮았다. 비아그라의 주성분인 실데나필은 혈관을 확장하고 생식기로 가는 혈류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전문가들은 해당 성분이 뇌의 혈관도 개선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연구팀은 비아그라 외에도 지금까지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혈압약 로사르탄, 딜티아젬, 당뇨약 메트포르민, 글리메피리드의 사용자와 비사용자의 치매 발생률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비아그라 사용자의 치매 위험은 로사르탄 사용자보다 55%, 메트포르민보다 63%, 딜티아젬보다 65%, 글리메피리드보다 64%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줄기세포 배양으로 만든 치매 환자의 뇌세포를 시험관에서 비아그라에 노출 한 결과 뇌세포의 성장이 촉진되고 치매와 관련된 뇌 신경세포의 비정상 단백질 타우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5000만 명이 앓고 있는 알츠하이머 치매는 신경세포 사이사이 공간에 있는 표면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와 신경세포 안에 있는 타우 단백질이 잘못 접혀 응집(plaque)되거나 엉키면서(tangle)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족력, 흡연, 과체중 등이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으나 명확하지 않다. 두 가지 비정상 단백질을 줄이는 약을 개발했지만, 임상시험에서 효과가 확인된 것은 아직 없다.
연구팀은 실제 사람에게 약물을 투여했을 때도 비슷한 효과가 나타나는 지 확인하기 위해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에이징(Nature Aging) 최신호에 실렸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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