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슬라? 테슬라 아직 고점 아니다”

한여진 기자

입력 2021-12-04 14:48:00 수정 2021-12-04 14:5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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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연중 최저치를 찍었다. 11월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 대비 70.31(-2.42%) 급락한 2839.01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2월 29일 종가 2820.51 이후 최저치다. 11월 30일 미국 증시 3대 지수도 일제히 2% 가까이 급락했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기존 백신은 효과가 떨어진다고 발언한 데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도 매파적 발언을 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가 2800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투자자 사이에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가치투자 1세대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유동성 홍수의 시대가 마무리되고 있다”면서 “코스피는 앞으로 3~4년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조영철 기자]


유동성 축소 시대 시작


코스피 조정이 언제까지 지속될까.

“지금 상황은 코스피 하단을 만드는 과정으로, 2800~2900에서 하단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한다. 오미크론 변이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지수 고점이자 상방인 3400은 당분간 넘기 힘들 것이다.”


그 이유는?

“지수 상단을 돌파하려면 유동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2008년 금융위기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시작해 지난해까지 13년간 엄청난 유동성이 풀렸다. 최근 인플레이션, 금리인상 영향으로 유동성 홍수 시대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이젠 유동성 수축 시대다. 또한 지수가 점프하려면 상장기업 이익이 멋지게 반전 상승해야 하는데 어려워 보인다. 반전 주도 업종은 은행업, 반도체, 배터리다. 은행 이익은 본질적으로 대출량과 예금마진이다. 정부 정책으로 대출량이 더 늘기 어렵고, 금리가 올라간다 해도 예금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반도체와 배터리도 기업 이익이 증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또 다른 유동성 홍수 시대가 오든지, 이 세 업종의 이익이 괄목하게 점프하지 않으면 코스피 3400을 돌파하는 강시장은 몇 년 동안 보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하단도 극단적으로 비관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상장기업 이익이 나빠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은행업, 반도체는 주가 하락분을 선반영했기 때문에 지수가 크게 하락하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연준이 2023년까지 6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한다. 이 또한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보나.

“아니다. 금리는 영향이 있다. 그래서 아직 저점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해 코로나19 발생 당시와 현재는 물가 상태가 완전히 다르다. 여기에 오미크론 변이까지 발생했지만 미국의 통화 흡수 정책은 지속되리라 본다. 지난해에 비하면 지금은 굉장히 안 좋은 환경이다.”


플랫폼 기업 주목해야



통화 흡수 정책이 유지될 것으로 보는 이유는?

“2008년부터 돈을 푼 결과 경제 불균형만 심화하지 않았나. 돈을 풀거나 금리를 내리면 (실물) 투자가 작동해 경제가 살아나고 그다음 자산가치가 올라가야 한다. 최근 10년간은 양적완화를 해도 투자 행위가 작동하지 않고 자산가치만 올랐다. 경제 불균형이다. 앞으로 뿌릴 돈이 없고 내놓을 금융정책도 없지만, 설령 있다 해도 작동 원리가 망가졌다. 결코 돈을 뿌린다고 투자 행위가 작동하지 않는다. 이런 원인으로 ‘지수 바닥’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본다. 그렇다고 폭락하지도 않을 것이다. 이미 주가는 하락분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시적으로는 불안하지만, 미시적으로는 투자 기회를 찾아야 한다. 너무 비관적이면 투자 기회를 놓치고, 너무 낙관적이면 돈을 잃는다.”


박스권에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

“박스권에서는 좋은 기업, 좋은 펀드가 더 부각된다. 2013~2016년에도 코스피가 2000을 중심으로 1900~2100 사이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이런 박스권에서는 패시브펀드로 돈을 벌기 어렵지만, 좋은 기업 종목과 펀드는 엄청 상승했다. 좋은 기업, 좋은 액티브펀드를 선별해 자산을 배분하면 아주 큰 기회가 될 것이다.”


박스권에서도 주가 상승이 가능한 분야는?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플랫폼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 전 세계 모든 영역이 플랫폼화되고 있다. 기술적 진보가 가속화하는 지금, 조직이 살아남으려면 유연해져야 한다. 조직이 원재료 구입, 설계, 디자인, 제조, 판매, 홍보까지 라인으로 움직이는 형태라면 기술 진보 가속화 세상에서 견디지 못한다. 조직이 유연해지면서 산업 각 분야가 분절되고 그 분야에서 1등이 나오고 있다. 이것이 플랫폼의 정의다. 예전에는 플랫폼이 판매나 OS에서 목격됐다면, 최근에는 반도체 파운드리,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 위탁생산), CRO(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 임상수탁기관),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 생산자 주도 방식)처럼 제조 분야에서도 나오고 있다. 플랫폼 기업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 기업 이외에 주목할 섹터는?

“자율주행처럼 미래 혁신 기업은 빅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이 중심이 될 것이다. 5~10년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생명공학과 신재생에너지에서 혁신이 만들어질 전망이다. 다만 생명공학 분야는 현재 어떤 기업이 평균 이상으로 올라설지 변별력이 없는 상태다. 또한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전력난이 문제다. 신재생에너지를 대책 없이 너무 만들어서 그런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다. 신재생에너지의 근본적 문제는 간헐적이라는 점이다. 전력이 많이 생산되면 남는 에너지를 버리고, 적게 생산되면 전력 부족 현상이 생긴다. ESS(Energy Storage System: 에너지 저장 시스템), 에너지 스토리지 시스템이라고 하지만, 나는 에너지 스펀지 시스템이라 말하고 싶다. 조만간 에너지를 스펀지처럼 묶어두는 시스템이 생기면 근본적으로 에너지는 완전히 바뀌리라 본다.”


단기적 혁신은 어느 분야에서 일어날까.

“인공지능 사이클에서 벌써 진화가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 기업이 테슬라다.”


30년 전 애플 떠오르게 하는 테슬라

강방천 회장은 앞으로 3~4년 코스피가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조영철 기자]
주목하는 미국 혁신 기업 중 하나가 테슬라인가.

“나는 테슬라를 자동차 하드웨어 제조사로 보지 않는다. 단순 자동차 제조사로 시가총액 1000조 원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1990년 초 개인용 컴퓨터(PC)가 처음 등장했을 때 컴팩, 삼보 등 전 세계에 하드웨어 제조사가 있었다. 반면 소프트웨어 기업은 2개뿐이었다. 마이크소프트(MS)와 애플이다. 30년이 지난 지금 제조사는 시장에서 평가를 못 받고 있지만, 영혼으로 불리는 소프트웨어를 생산하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은 전 세계 시가총액 1, 2위를 거머쥐고 있다. 그럼 테슬라는 하드웨어 제조사로 볼 것인가, 자동차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를 파는 회사로 볼 것인가. 이 차이가 시가총액 1000조 원으로 볼 것인가, 1경 원으로 볼 것인가로 갈리게 된다. 만약 테슬라를 단지 자동차 제조사로만 본다면 고평가된 것이다. 당장 팔아야 한다. 하지만 테슬라를 OS 서비스 기업으로 본다면 30년 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이다.”


테슬라 이외에 혁신 기업은?

“많은 미국 기업이 클라우드 기반의 사스(SaaS·Software as a Service: 서비스로서 소프트웨어) 기업 제품을 활용해 내부 조직을 슬림화하고 있다.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고객 관계 관리),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전사적 자원 관리), ITSM(IT Service Management: IT 서비스 관리),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로보틱 처리 자동화) 등 인사·재무·고객 관리를 아웃소싱하면서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사무·공장 자동화를 통해 혁신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미국 기업들은 잘 크고 있는 것이다. 반면 한국, 중국 기업은 혁명적인 혁신 작업이 지체되고 있다. 미국 사무 업무 자동화 분야에서 혁신을 만들고 있는 클라우드 기반의 사스 서비스 기업, 특히 구독 서비스 플랫폼 기업들에 주목해야 한다.”


정확히 무엇 때문인가.

“클라우드 기반 사스 서비스 기업은 현재 미국에서만 매출이 발생해 한국, 중국, 일본 기업으로 얼마든지 확장될 수 있다.”


메타버스 분야에도 혁신 기업이 많다.

“메타버스도 주목할 만한 분야다. 만약 블록체인이 없다면 메타버스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연산 능력 개선, 통신망 확대, 블록체인 등 인프라스트럭처(infrastructure: 사회기반시설)가 메타버스의 존재 이유를 만든 것이다. 다만 그 속에서 어떤 기업이 돈을 벌 것인지는 다른 문제다.”


어떤 메타버스 기업이 돈을 벌 것으로 보나.

“B2B(기업 간 거래) 지향적인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가 될지, B2C(기업과 고객 간 거래) 기반인 메타(페이스북), 로블록스가 될지는 관점 싸움이다. 나는 전자라고 본다.”


암호화폐 투자도 긍정적으로 보나.

“보존성, 저장 비용, 이동성, 희소성 이 네 가지에 부합한다면 암호화폐 존재는 가능하다고 본다. 단,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제외한 잡코인은 죽음의 길이다. 누구나 발행할 수 있어 희소성이 없는 암호화폐는 종국에는 가격이 0에 수렴할 것이다.”


애플·아마존보다 MS·엔비디아가 월등



11월 16일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최초로 ‘플랫폼액티브 ETF(상장지수펀드)’ 2종을 출시했다.

“테마나 업종보다 좀 더 지속가능하고 확장 가능한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 기업을 담았다. 대형주인가, 소형주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종목은 액티브 ETF의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한국 15~20개 종목, 글로벌 20~25개 종목으로 소수만 담았다.”

‘에셋플러스 코리아 플랫폼액티브 ETF’는 11월 30일 기준 카카오(9.5%), 네이버(9.18%), 이지케어텍(8.13%), 미래에셋증권(8.03%), 원티드랩(7.8%), 하이브(7.75%), 엠로(6.7%) 등 20개 내외 종목을 편입하고 있다. 기초지수는 에프앤가이드 플랫폼 지수를 추종한다. 출시 당시 원티드랩, 이지케어텍, 엠로 중소형 종목을 10% 가까운 비중으로 투자했다.


‘코리아 플랫폼액티브 ETF’의 경우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은 편입하지 않았다.

“액티브 ETF가 어찌 시장 평균값을 만드는 삼성전자를 담겠는가. 물론 삼성전자가 좋은 기업이긴 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발굴하자는 취지였다. 편입한 중소형 종목은 기본적으로 플랫폼 기업으로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중소형 종목 비중이 높아 공격적으로 보인다.

“나도 원티드랩, 이지케어텍, 엠로 등 중소형 종목이 펀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4%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펀드가 판매돼 돈이 들어오면 이 종목의 비중은 자동으로 낮아진다. 따라서 10%가량으로 시작해야 3~4%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만약 3~4%로 시작했다고 치자. 이 종목들이 펀드에 들어 있다고 알려져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들이면 주가가 상승한다. 그럼 3~4% 비중을 맞추려고 높은 가격에 다시 이 종목들을 매수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중소형 종목은 유동성이 풍부하지 않고 시가총액이 적어 환매가 시작되면 주가 하락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지 않나.

“아무리 환매해도 투자자들이 그 주식을 사면 주가는 안 떨어진다. 왜 사겠나. 그 기업이 가치 있기 때문이다. 좋은 기업과 함께하는 것이 위험 관리다. 환매로 주가가 하락해도 그 종목을 살 만한 가치가 있다면 충격은 일시적일 것이다.”


‘글로벌 플랫폼액티브 ETF’에 애플이나 아마존을 편입하지 않은 이유는?

“S&P500 지수를 추종해 당연히 해당하는 기업을 50% 포함해야 해서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알파벳, 엔비디아 4개 종목을 넣었다. 이들 기업이 애플이나 아마존보다 월등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해외 기업을 다루는 ‘에셋플러스 글로벌 플랫폼액티브’는 S&P500 지수를 추종하며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알파벳A, 어도비시스템, 엔디비아, 도큐사인, 유니티소프트웨어, 에어비앤비 등에 투자하고 있다.


‘코리아 플랫폼액티브 ETF’ 수수료는 0.975%, ‘글로벌 플랫폼액티브 ETF’ 수수료는 0.99%로 보통 0.5~0.7%인 여느 액티브 ETF 수수료에 비해 높다.


“나는 오히려 0.1%인 패시브 ETF 수수료가 너무 비싸다고 생각한다. 패시브는 시장을 카피하는 것 아닌가. 액티브 ETF는 패시브 ETF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린다. 수수료는 이 높은 수익률의 대가라고 생각한다. 원래 적절한 수수료는 1.3% 정도라고 본다. 수익률이 그 이상이면 되지 않나.”


출시 계획 중인 액티브 ETF가 있나.

“내년 2, 3월 출시를 목표로 3가지를 구상 중이다. 전쟁터에서 창과 방패를 만드는 대장장이는 피 한 방울도 흘리지 않은 채 웃음을 짓는다. 반도체업체 간 치열한 싸움터에서 기계, 소재를 뒤에서 대주는 기업이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 이런 대장장이 펀드를 한국과 글로벌로 나눠 기획하고 있다. 인공지능 관련 혁신 플랫폼 기업을 묶은 액티브 ETF도 계획 중이다.”

※매거진동아 유튜브 채널에서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인터뷰 영상을 시청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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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주간동아 1317호에 실렸습니다》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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