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이 온라인몰 통합관리… 지역기업과 상생-배달로 매출 껑충

민동용 기자

입력 2021-12-02 03:00:00 수정 2021-12-02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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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디지털 전통시장]충남 당진전통시장
온라인 플랫폼 ‘당찬한끼’ 운영… 40代 안팎 1,2인가구 겨냥 판매
동서발전 등 고정고객 확보 바탕 … 조리음식은 고객에 직접배달도
패키지 상품-판매처 다양화 추진… “상품화 전략 성공땐 자생력 강화”


충남 당진전통시장 온라인 쇼핑몰 ‘당찬한끼’ 오프라인 작업장에서 지난해 운영한 쿠킹클래스 장면. 지역 커뮤니티와 함께 당찬한끼에 올라 있는 시장 상품으로 요리를 해보는 시간을 가졌다.(왼쪽 큰 사진) 작은 사진은 당찬한끼 모바일 쇼핑몰 초기 화면. 각종 메뉴가 깔끔하게 정리돼 있다. 당진전통시장 제공

“그게 되겠어요? 큰 전통시장도 실패했는데….”

2019년 5월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관계자들은 조심스러웠다. 자체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어 보겠다는 당진전통시장 사업계획을 듣고서였다.

충남 당진에 있는 당진전통시장은 2017년 4월 중기부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문광형사업)에 선정돼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고 있었다. 시대 흐름에 뒤처지던 공설시장의 한계를 조금씩 극복해 나갔다. 30, 40대(3040)를 겨냥한 콘텐츠 공간과 이벤트로 손님과 매출도 늘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벤트에 공적인 돈을 더 투자해도 도약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 ‘이제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당진전통시장 상인회(회장 정제의)와 문광형사업단은 ‘전통시장도 온라인 플랫폼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다. 주요 고객이 돼야 할 3040은 애초 전통시장을 찾지 않았다. 대형마트, 편의점이 소비 공간이었다. 전통시장 주력인 신선식품이나 식료품은 온라인에서 구매한다. 따라서 ‘3040이 왜 전통시장에 오지 않지?’ 하는 물음은 웃기는 일이었다.

“주변에서는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전통시장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 역할을 할 온라인 쇼핑몰이 필요하다고 공감했다. 그럼 어떤 온라인 플랫폼이냐. 가장 어려운 형태를 해보자고 했다.”(유원종 문광형사업단장)

쿠팡, 위메프 같은 오픈마켓은 입점, 주문 접수, 배송, 고객관리까지 판매자 스스로 해야 한다. 상인들에게 버겁다. 2010년대에 전국 대형 전통시장 몇 곳이 정부 지원을 받아 자체 홈페이지에 상품을 올리기도 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을 누그러뜨리려면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어 통합관리 체제로 상인들을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2개월간 준비해 2019년 7월 중기부 ‘희망사업 프로젝트’를 따냈다. 2020년부터 2년간 지원받게 됐다.

사업 주체로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온라인 쇼핑몰 매출이 상인 매출로 직결되는 사업 모델을 택했다. 타깃은 40대 안팎의 1인, 2인 가구. 상인들에게서 과일 야채 건어물 고기 등을 매입해 작게 나눠서 팔기로 했다. 당진에서만 주문받는 타운(지역)형으로 정했다.

지난해 9월 11일 온라인 쇼핑몰 ‘당찬한끼’가 출범했다. 당찬한끼는 ‘당진의 대표적 반찬’이란 뜻과 ‘한 끼를 먹어도 당당하게 알차게 알뜰하게 먹자’는 의미를 함께 담았다.

○상생전략-배달서비스로 한 단계 ‘UP’

많은 온라인 쇼핑몰 틈바구니에서 당찬한끼가 잘되기는 쉽지 않다. 고정적 수입 기반이 필요했다. 한국동서발전 당진발전, 현대제철 같은 당진 소재 주요 기업들과의 상생이 열쇠였다.

당진발전과 협의해 직원들이 온누리상품권을 당찬한끼에 적립해 쓸 수 있도록 했다. 직원들은 3만 원 이상 구매하면 봉사포인트 1점을 얻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부 봉사활동을 못 하면서 인사고과에 반영되는 봉사포인트를 딸 기회가 사라진 직원들은 좋아했다. 매달 약 400만 원의 고정 매출이 생겼다.

올 5월에는 즉석음식 배달 서비스도 시작했다. 당찬한끼 사람들의 생산성이 높아졌다. 현재 일하는 7명 중 2명은 협동조합에서 직고용했고, 5명은 당진시 일자리창출사업 지원을 받는 파트타이머와 사회복무요원이다. 시장 원재료를 조리해 반찬, 도시락 등을 만들고 ‘배달의민족’ 플랫폼을 활용해 직접 배달한다.

밀키트 제작까지 더해졌다. 보건소 복지관 건강생활지원센터 같은 시 산하 기관들이 코로나19 이전에 하던 취약계층 영양 프로그램을 밀키트로 대신했다. 밀키트 30종류를 개발했다. 밀키트를 받은 가정에서 음식 만드는 모습을 동영상, 사진으로 찍어 자체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리는 등 인기가 높다.

지난 14개월간 당찬한끼 가입 회원은 1780명, 총매출 약 3억 원, 순이익 약 4000만 원을 올렸다. 당찬한끼에 물건을 파는 상가 매출은 평균 약 18% 올랐다.

○미래는 상품화 전략으로

문제는 자생력이다. 다행히 중기부 디지털전통시장 사업에 선정돼 2023년까지 2년은 숨통이 틔어 있다.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당찬한끼에는 약 240개 시장 상품이 올라 있다. 그러나 가격 품질 포장 등의 경쟁력은 다른 중소기업 상품에 비해 떨어진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프리미엄급 및 실용적 상품화와 판매 채널 다각화를 미래전략으로 삼았다.

프리미엄급은 예를 들면 좋은 약재를 써서 주문 후 3일 뒤 배송하는 간장게장, 한의사에게 자문해 개발한 쌍화탕 같은 제품이다. 실용적 상품은 1인, 2인 가구 니즈에 맞도록 패키지를 구성하는 것이다. 삼겹살 항정살 뒷고기 등 고객이 원하는 고기 부위를 조금씩 함께 포장 판매하는 것이 한 예다. 이렇게 상품화한 제품 30개를 주력 상품으로 당찬한끼에 올리고, 여러 온라인 쇼핑몰과 전국 맘카페 공동구매 사이트 같은 다양한 플랫폼에도 올린다는 구상이다.

유원종 사업단장은 “상품화가 성공하고 2년간 꾸준히 지켜낸다면 자체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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