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물 내놔도”…대출·금리·종부세 부담에 주택시장 ‘꽁꽁’

뉴시스

입력 2021-11-30 05:53:00 수정 2021-11-30 05:5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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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예요.”

지난 29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한강푸르지오 단지 내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매물이 조금 늘었는데, 사려는 사람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거래절벽이 계속되고 있다”며 “매수자와 매도자 간 가격 격차가 워낙 커서 사실상 거래가 끊겼다”고 전했다.

대출 규제 강화와 기준금리 인상 등 금융 규제에 종합부동산세 부과 등으로 서울 주택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2주째 아파트를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아졌으나,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눈치만 살피면서 ‘거래 절벽’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아파트 거래량은 부동산 가격의 선행지표다. 통상적으로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집값이 상승하고, 반대로 감소하면 하락 신호로 여겨진다. 하지만 올해 들어 거래량이 급감했으나, 집값이 되레 상승하는 비정상적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일정 호가 이하로 팔지 않겠다는 집주인과 집값이 하락하면 매수에 나서겠다는 매수 대기자간 팽팽한 줄다리기 상황이 이어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시세보다 수억원 떨어진 급매물이 거래되면서 가격 조정이 이뤄지는가 하면, 또 다른 지역에서는 신고가를 경신하는 거래가 성사되는 등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502건(지난 29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아직 등록 신고 기한(30일)이 남아 매매 건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나, 거래가 가장 많았던 지난 1월(5796건)에 비해서는 약 1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올해 들어 매매량이 감소세다. ▲1월 5796건 ▲2월 3876건 ▲3월 3796건 ▲4월 3670건 ▲5월 4895건 ▲6월 3943건 ▲7월 4702건 ▲8월 4191건 ▲9월 2702건 ▲10월 2292건으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5주 연속 둔화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22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0.13%) 대비 0.02%p(포인트) 하락한 0.11%를 기록했다.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아파트값은 0.18%에서 0.17%로 오름 폭이 줄면서 3주 연속 상승세가 주춤했다.

상대적으로 대출 규제 영향을 많이 받은 강북(0.02%)과 도봉구(0.05%)는 전주와 같거나 낮은 수준을 기록했고, 재건축 추진 단지가 있는 노원구도 0.12%에서 0.09%로 상승 폭으로 축소했다.


아파트 매수심리가 한풀 꺾였다. 2주 연속 매도세가 매수세를 앞질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8.6을 기록하며 전주(99.6)에 이어 2주 연속 기준선인 100을 밑돌았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98.6은 지난 4월 첫 주(96.1) 이후 7개월 만이다.

이 지수가 기준치인 100이면 수요와 공급이 같은 수준이고, 200에 가까우면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의 5개 권역에서 매매수급지수는 모두 전주보다 하락했다. 용산·종로·중구가 포함된 도심권(매매수급지수 100.7)을 제외하면 나머지 지역 모두 2주 연속 기준선 아래에 머물렀다.

강남4구가 있는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은 99.5에서 98.2로, 서남권(양천·강서·구로·영등포·동작·관악구)은 99.7에서 98.2로 하락했다. 또 성동·광진·노원·도봉·강북 등 8개 구가 포함된 동북권은 지난주 99.4에서 이번 주 99.3으로 소폭 하락했고, 서북권(은평·서대문·마포구)은 서울에서 가장 낮은 97.4를 기록하며 4주 연속 기준선을 밑돌았다.

거래절벽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매물이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29일 기준 서울시 아파트 매매 매물은 4만4151건으로, 3개월 전보다 11.6%(4609건) 증가했다.

단기간에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에서 대출 규제 강화와 추가 금리 인상, 종부세 등 세금 부담 강화 등이 맞물리면서 집값 상승세 둔화하고, 거래량도 급감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극심한 거래 절벽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의 대출 규제와 기준금리 인상, 종부세 등 세금 부담 강화 등으로 아파트 매수심리가 꺾였다”며 “매도·매도자 모두의 관망세가 내년 대선까지 이어지며 지금과 같은 거래 절벽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권 교수는 “여전히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고, 단기간 내 공급을 늘릴 만한 대책도 없다 보니 집값이 안정 국면으로 들어서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뒤늦게 3기 신도시 등 주택 공급에 나섰지만, 실제 공급까지 시차를 감안하면 단기간 내 시장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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