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내주 인사…실적 잔치보다 조직 쇄신에 무게 전망

뉴시스

입력 2021-11-28 13:21 수정 2021-11-28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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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내년도 사장단 인사가 이르면 내달 1일 단행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사상 최대 매출 경신이 유력하지만, 실적 잔치보다 조직 쇄신에 대한 고민이 더 많은 모습이다.

최근 인사제도 개편 등 성과주의 기조가 더욱더 강조되는 분위기 속에서 김기남·김현석·고동진 부문장 겸 대표이사 3인 체제가 그대로 유지될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 주 사장단을 포함한 임원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올해 삼성전자는 사상 최고 매출 달성이 가시화됐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202조600억원으로, 현 추세대로면 올해 연간 매출액은 종전 최고인 2018년 243조7700억원을 넘길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자축하는 분위기는 없다.

최근 미국 출장을 마치고 복귀한 이 부회장의 첫 마디는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니 마음이 무겁다”였다. 삼성전자는 올 4분기 특별 보너스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재선임된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부회장, 김현석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 고동진 IT·모바일(IM)부문 사장 등 부분장 겸 대표이사 3인 체제가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을지조차 미지수다.

다만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부회장의 승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그는 올해 코로나19발 호황 속에 분기 70조 매출이라는 미증유의 경지 달성에 기여했다. 만약 김 부회장이 승진한다면 2017년 권오현 대표이사 이후 3년 만의 회장 승진 인사다. 이와 맞물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진 여부도 관심사다.

삼성전자는 계열사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콘트롤타워(지휘 본부)’ 신설도 모색 중이지만 아직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현재 사업 부문별로 쪼개진 사업지원(삼성전자), 금융경쟁력제고(삼성생명), EPC경쟁력강화(삼성물산) 등 3개 TF를 아우르는 ‘통합 콘트롤타워’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이 같은 삼성 지배구조 개편 방안에 대한 검토를 진행했고, 이를 기반으로 그룹과 계열사 차원의 검토가 진행 중이다. 컨설팅 결과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도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계열사 간 중복 업무를 조율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총수 일가의 경영권 남용과 경영 승계 등에 악용된 ‘미래전략실’의 재탕이라는 논란이 불가피해 신중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사제도 개편 추진은 조직 내 성과주의 극대화라는 점에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낳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사제도 개편안 2~3개를 마련해 사원협의회와 논의 중이며, 이번 주 최종안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삼성의 이번 인사제도 개편은 절대평가 확대, 동료평가제 도입 등을 주내용으로 한다. 최상위 10%를 제외한 나머지는 절대평가 방식으로 점수를 매겨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한편, 팀내 구성원이 상호 평가하게 하는 방식이다.

제도 개편의 핵심은 연공서열이 아닌 철저한 성과주의와 그에 따른 보상에 맞춰져 있다. 그룹 내 세대 교체가 빨라지고, 30대도 성과를 낸다면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는 셈이다.

재계는 사실상 이번 인사가 이 부회장의 ‘뉴 삼성’을 향한 경영전략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장밋빛 전망 속에서도 코로나19, 공급망 위기에 미중 갈등까지 글로벌 시장 환경 리스크 확산에 대한 우려를 안고 있다. 이 부회장도 가석방 상태인 데다 삼성물산 합병 등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재판에 매주 참석하는 등 사법 리스크‘가 말끔하게 씻기지 않은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이재용 부회장의 언행을 보면 미국 출장을 계기로 ’뉴 삼성‘을 향한 각오를 다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도 조직의 과감한 변화와 도전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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