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속도 괜찮나?…고부채 국면 ‘부작용’ 우려도

뉴스1

입력 2021-11-26 09:26 수정 2021-11-2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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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의 한 은행 지점에 대출 상품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 2021.11.25/뉴스1 © News1

0%대의 ‘제로 금리’가 1년8개월만에 종료되면서 우리 경제 전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통화당국은 이번 조치를 통해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나타난 고물가 현상과 금융 불균형 누적 등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민간부채가 많은 고부채 국면에서 오히려 부작용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지난 25일 기준금리를 기존 0.75%에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이로써 지난해 3월부터 이어져 온 0%대 금리는 1년8개월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은이 지난 8월 0.25%p를 인상한 데 이어 3개월만에 다시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은 최근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물가에 더해 가계 부채의 급증, 부동산 등 자산가격 급등 등에 따른 금융시장 불균형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가계대출 규모가 최근 줄었다고는 하지만 유동성이 여전히 풍부한 상황”이라며 “코로나 대응 차원에서 기준금리를 이례적으로 0.5%까지 낮췄는데 물가 오름세가 확대되니 통화정책을 가만히 둘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 국면에서 재난지원금과 손실보상 등의 재정지원으로 시중에 유동성이 과하게 공급됐고, 이로 인해 나타났던 부정적 영향 등을 금리 인상을 통해 완화하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금리 인상에 따른 부작용도 간과할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현재와 같은 민간부채의 고부채 국면에서는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이 크게 확대되면서 실물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이같은 측면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천소라 KDI 경제전망실 모형총괄 연구위원은 “기준금리 인상은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와 투자 수요가 축소되고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하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특히 고부채 국면에서는 금리가 같은 폭으로 상승하더라도 소비·투자로의 현금흐름 제약 폭이 더 커져 총수요를 축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도 지난 11일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금리인상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면서 “일시적이고, 공급 요인에 의한 물가상승세 확대에는 통화정책으로 대응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은 거시경제학의 교과서에 나오는 이야기”라고 우려한 바 있다.

다만 이들도 11월 금리 인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는 점은 부인하지 않았다.

천 위원은 “저금리 기조가 워낙 오래 지속됐기 때문에 통화당국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판단일 수 있다”면서 “더구나 8월 인상 이후 계속해서 인상 시그널을 피력했기 때문에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은 적은 편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한은이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데에 대해서는 신중해야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천 위원은 “아직까지 코로나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고, 글로벌 공급망 문제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이 같은 불확실성은 내년 중반 이후에 완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현재로서는 금리 인상을 서두를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금리인상에 따라 경기회복세가 둔화될 것에 대비한 보완책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천 위원은 “코로나19 위기에서 경제주체별 불균등한 충격을 받은 만큼, 금리를 인상할 경우 취약계층의 보호를 위한 재정·금융정책 등의 보완책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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