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생존 불확실한 시대, ‘트렌드 전망서’가 트렌드

이호재 기자

입력 2021-11-24 03:00 수정 2021-11-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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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사회변화 속도 빨라져… 메타버스-온라인 등에 관심 집중
플랫폼 소비-MBTI 유행 이끄는 MZ세대도 핵심적인 분석 대상
트렌드 전망서 판매량 14% 늘어



“최근 사회 변화가 빨라지고 있는 만큼 불확실한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사람들이 트렌드 전망서를 찾고 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58)는 1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트렌드를 전망하는 책들이 최근 인기를 끄는 요인에 대해 ‘불확실성’과 ‘생존’을 들었다. 김 교수가 쓴 ‘트렌드 코리아 2022’(미래의창)는 지난달 6일 출간 직후 교보문고에서 6주 연속, 예스24에서 4주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각각 차지했다. 이 책은 내년 국내 정치와 경제, 사회 등 각 분야 흐름을 전망하고 있다. 김 교수는 “시대가 흔들릴수록 사람들은 변화의 이유를 설명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책에 끌리기 마련”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회 변화의 속도가 빨라진 것도 트렌드 전망서가 인기를 끄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온라인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기준으로 트렌드 전망서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판매량이 14.1% 늘었다. 강민지 예스24 경제경영 MD는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트렌드 전망서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트렌드를 전망하는 책들은 매년 나오고 있지만 올해는 코로나 사태의 후폭풍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게 특징이다. 예를 들어 채용 전문가 윤영돈 씨가 펴낸 ‘채용 트렌드 2022’(비전비엔피)는 비대면 시대를 맞아 메타버스나 온라인으로 바뀐 새로운 채용 방식을 다루고 있다. 정보기술(IT) 전문가 현경민 씨가 쓴 ‘모바일 미래보고서 2022’(비즈니스북스)는 코로나 사태 후 활황을 맞은 라이브 커머스 시장을 집중 분석하고 있다.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2022’도 코로나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개인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원자화 현상이 가속화된 점을 짚는다.

올해 트렌드 전망서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핵심 대상으로 삼고 있다. 대학내일 20대연구소는 신간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2’(위즈덤하우스)에서 MZ세대의 메타버스 플랫폼 소비 규모가 내년에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한다. 트렌드 분석가 김용섭 씨는 신간 ‘라이프 트렌드 2022’(부키)를 통해 아파트에서 나고 자란 MZ세대에게 흙을 만지고 식물을 키우는 행위가 유행하면서 ‘홈 가드닝’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김나연 씨 등 마케팅 전문가들이 공저한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2’(싱긋)는 MZ세대가 즐겨 하는 성격유형검사(MBTI) 유행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출판계는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MZ세대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들을 대상으로 한 트렌드 전망서의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정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담당은 “트렌드 전망서의 핵심 분석 대상이 기존 중년층에서 MZ세대로 바뀌고 있다”며 “비대면에 익숙한 MZ세대는 타인에게 조언을 구하기보다 책에서 답을 찾으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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