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가보지 않은 미래 개척, 뉴 삼성 만들자”

곽도영 기자 , 임현석 기자

입력 2021-11-24 03:00 수정 2021-11-24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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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의 美출장 광폭행보
현지 연구원들에 ‘뉴 삼성’ 강조
이건희 ‘초격차’ 이어 새로운 도전
구글 CEO 만나 미래사업 논의


22일(현지 시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를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만나고 있다. 이 부회장과 피차이 CEO는 혁신 산업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년 만의 미국 출장을 마무리하며 ‘뉴 삼성’과 ‘미래’를 키워드로 남겼다. 이 부회장은 현지 연구원들을 만나 독려하고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 등 구글 경영진과 회동을 가졌다.

미국을 방문 중인 이 부회장은 21, 22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있는 반도체 연구소 DS미주총괄(DSA)과 가전·모바일 연구소인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를 잇달아 찾았다. 이곳에서 이뤄지는 인공지능(AI)과 6세대(6G) 통신 등 차세대 핵심 선행 기술 개발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으로 현지 연구원들을 격려했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미래 세상과 산업의 지도가 새롭게 그려지면서 우리의 생존 환경이 극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혁신 노력에 가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추격이나 뒤따라오는 기업과의 ‘격차 벌리기’만으로는 이 거대한 전환기를 헤쳐 나갈 수 없다.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래를 개척해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 가자”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 삼성’은 이 부회장이 지난달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1주기 추도식에서 꺼낸 화두다. 당시 이 회장 흉상 제막식에 참석한 이 부회장은 “이제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의 ‘초격차’를 이룬 이 회장의 도전 정신을 받들고 창업자의 각오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이 부회장은 출장 막바지까지 뉴 삼성의 ‘우군’이 되어줄 글로벌 혁신산업 파트너와의 회동도 이어갔다. 이 부회장은 22일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를 방문해 피차이 CEO 등 경영진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는 시스템반도체,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자율주행, 플랫폼 혁명 등 차세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최근 구글이 스마트폰 신제품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자체 설계하고 삼성전자에 생산을 맡길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이 부회장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 사의 협업 관계가 한층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이른바 ‘안드로이드 동맹’이 모바일 플랫폼 시장을 넘어 시스템반도체 시장으로 넓어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앞서 20일 이 부회장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 경영진과의 회동에서도 AI와 클라우드 컴퓨팅, 모바일 혁명 등 혁신 산업 협력 방안을 공유했다.

이 부회장은 출장 마지막 일정으로 미국 제2파운드리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한 뒤 24일 귀국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출장을 통해 바이오, 6G, AI 등 신사업 기반을 다지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재가동함으로써 이 부회장의 ‘뉴 삼성’ 체제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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