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투 건강]“허리 스트레칭이 장수 비결”… 일상 습관이 중노년 삶의 질 바꾼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입력 2021-11-24 03:00 수정 2021-11-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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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질환(부산편)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 있으면, 심뇌혈관 질환 발생위험 2.5배 높아
꾸준히 운동해 적정 체중 유지해야
동공 혼탁 ‘백내장’ 수술 부작용 커… 합병증 없으면 수술 대신 약물치료
평소 외출시 선글라스 끼는 습관을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16일 부산 부산진구 부산상공회의소에서 본보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와 부산대병원이 공동으로 건강토크쇼 톡투건강 ‘만성질환’을 진행했다.

이날 톡투건강은 ‘만성질환의 오해와 진실’과 함께 생활 속 도움이 되는 다양한 건강관리법을 제시하면서 참석한 지역 주민 100여 명의 박수를 받았다. 지역 최고의 전문의를 초청해 현장에서 지역 주민들이 궁금해하는 질환을 자세히 설명해 주는 톡투건강은 ‘톡투건강TV’ 유튜브를 통해서도 생중계됐다.

부산대병원에서는 탁영진 가정의학과 교수, 신명준 재활의학과 교수, 이종수 안과 교수가 대사증후군, 관절염, 백내장 등 만성질환의 예방과 치료방법에 대해 강연했다. 강연 내내 실시간 댓글을 통해 접수된 다양한 궁금증에는 전문가 답변이 이어졌다. 이번 건강 토크쇼는 동아일보가 주최하고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가 후원했다.

100세 건강, 나쁜 습관 하나라도 피하라


‘일상 습관이 중년 노년 삶의 질 바꾼다’를 주제로 첫 강연에 나선 탁 교수는 “한국인의 대표적인 사망 원인인 뇌혈관질환 및 심장질환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대사질환으로 인해 생긴다”면서 “60, 70대 여자의 40%, 남자의 30%가 대사질환의 유병자인 만큼 건강에 나쁜 것을 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건강관리를 하지 않는 사람일수록 대사증후군이 더욱 위협적”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심뇌혈관 질환은 대사질환 유병자의 발생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2.5배나 높다. 탁 교수는 “암은 아무리 말기라고 해도 기대 여명이 2, 3개월은 주어진다”며 “심뇌혈관 질환은 갑작스러운 사망이나 합병증으로 죽음을 준비할 여유나 가족 친구와 이별을 준비할 시간조차 없는 무서운 질환”이라고 말했다.

탁영진 가정의학과 교수
대사질환을 예방하려면 △적정 체중 유지 △규칙적인 운동 △금연 △정기검진 등이 필수다. 나이가 들수록 체중 조절이 어려우므로 ‘어제 찐 살은 꼭 뺀다’는 마음가짐으로 조금씩 자주 운동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탁 교수는 현장 참가자의 고혈압 영양제를 추천해달라는 질문에 “고혈압에 좋은 영양제는 없다. 혈압이 높으면 혈압약을 먹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혈압약은 오랜 임상을 통해 검증됐는데 사람들이 약을 먹는 것보다 건강기능식품 복용으로 혈압을 개선하려는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수하려면 허리 펴야


두 번째 강연자인 신 교수는 ‘100세 시대, 관절 건강 운동이 약이다’를 주제로 집에서 간편하게 따라할 수 있는 운동법을 발표해 현장 참가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특히 집에서 등과 허리를 펴는 운동을 강조했다.

신 교수는 “등과 허리를 펴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장수 비결”이라며 “운동을 처음 해 보는 사람들은 집에서 엎드리는 것부터 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불이나 베개를 배 밑에 깔아두고 엎드리는 것을 시작으로, 시간은 1분, 5분, 10분, 20분 등으로 점점 늘려 머리와 등이 직선을 이루게 5초 정도 가볍게 들어올리는 동작을 하고 10초간 휴식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동작을 10번만 반복해도 허리 힘이 생겨 척추관협착증이나 등이 굽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

신명준 재활의학과 교수
신 교수는 또 중장년층이 흔히 겪는 오십견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어깨질환은 치료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무조건 낫는 병이라며 “어깨질환 치료는 평균 1년에서 1년 반이 걸린다. 통증이 없다고 치료를 중단하면 안 되고 어깨 근육이 밖으로 외회전한 상태에서 근육을 늘리는 스트레칭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신 교수는 현장 참가자들에게 두 팔을 귀 뒤에 붙여 하늘 위로 쭉 뻗어 올리는 동작을 지시했는데, 이때 두 팔을 귀 뒤에 붙여 뻗는 것이 어려우면 어깨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알려줬다.

실시간 댓글을 통해 “관절이 아픈데 ‘뼈주사’ 맞아도 되나요?”라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신 교수는 “뼈주사는 스테로이드 주사이므로 통증을 줄이고 염증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도 “국내외 주요 연구 논문들이 스테로이드 주사를 평생 12회 이하로 맞도록 권고하는 만큼 주치의와 상의해서 스테로이드 주사 횟수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백내장, 합병증 없으면 함부로 수술 마라


마지막 강연은 ‘백내장의 오해와 진실’이었다. 강연자는 현재 대한안과학회 이사장인 이종수 교수였다. 이 교수는 “백내장은 초기에는 안과 의사가 진단하지만, 진행된 경우에는 일반 사람들이 보더라도 동공 부분이 하얗게 변해서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며 “백내장은 투명한 조직인 수정체가 어떤 원인으로 인해 혼탁이 와 빛이 진행되지 못하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백내장은 60대의 60%, 70대의 70%, 80대의 80%가 앓는 노년층의 가장 흔한 질환 중 하나다. 노화, 스테로이드 등의 약물, 외상, 당뇨병 등으로 생길 수 있다. 이 교수에 따르면 백내장 수술의 부작용은 △눈 안에 고름이 차는 안내염 △눈이 붓는 망막 부종 △각막 혼탁 △인공수정체의 위치 변화 △망막에 구멍이 생기는 현상 등이다. 이 교수는 “백내장은 다른 눈 관련 질환이 동반되거나 시력 개선의 여지가 없다면, 합병증이 없는 한 수술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꼭 수술해야 하는 경우는 속발 녹내장이나 포도막염이 일어나는 등 합병증이 있을 때라는 설명이다. 또 젊은 사람들은 아토피 피부염이나 스테로이드 약을 장기간 사용할 때 백내장을 걱정해야 하지만, 보통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이므로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백내장 초기에는 약물로 경과를 지켜보는 경우도 많다.

이종수 안과 교수
이 교수는 “강한 햇볕을 쬐는 등 자외선 관련 활동을 할 때 선글라스를 끼는 등 예방 조치가 중요하다”며 “최근 백내장 수술에서 많이 활용되는 다초점렌즈 삽입술의 경우 야간 운전을 많이 하거나 근거리의 정밀한 시력이 필요한 경우 신중하게 결정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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