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첫 공개한 GV70 전기차, 대륙공략 반전 카드 될까

이건혁기자

입력 2021-11-21 15:46 수정 2021-11-2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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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고급 브랜드와 전기차라는 두 가지 무기를 앞세워 중국 시장에서의 존재감 되찾기에 재시동을 걸었다. 고급 브랜드 선호와 친환경차 보급 확대 흐름에 맞춘 차량을 통해 1%대로 곤두박질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중국 브랜드와 테슬라의 강세를 감안하면 현대차가 중국에서 단기간 성과를 내기는 만만찮다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10월 중국 시장 판매량은 2만5000대다. 전년 동기 대비 약 40% 줄어든 것으로, 북미나 인도 등 현대차가 진출한 주요 시장 중에서 최대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에 중국 법인 베이징현대의 1~10월 판매량은 도매 기준 28만6930대에 그치며 지난해 연간 판매량(44만6082대) 도달은 사실상 불가능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대차는 2016년 중국에서 100만 대 넘는 차량을 팔며 한 때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한 중국 정부의 보복과 중국 토종 자동차 브랜드의 성장에 설 자리를 잃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1분기(1~3월) 기준 중국 시장 점유율은 1.9%에 그쳤으며, 형제 브랜드인 기아는 0.9%로 추락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차와 기아 브랜드의 올해 연간 중국 시장 점유율이 2%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추정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서 재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현대차가 19일 중국 광저우에서 개막한 ‘2021 광저우 국제모터쇼’에서 GV70 전기차 모델의 전 세계 최초 공개 행사를 연 것은 이 같은 의지를 반영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신차를 공개한 건 올해 4월 G80 전기차 모델에 이어 두 번째이며, 두 차량 모두 중국을 공개 무대로 삼았다. 제네시스 전기차 모델이 중국 시장 공략의 핵심이라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적용된 아이오닉5나 EV6가 아닌 제네시스 전기차 모델을 중국에서 공개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앞서 공개된 G80 전기차 모델과 마찬가지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70 역시 전 세계인 인기를 얻고 있는 차종이다. 세계 시장에서 고급 브랜드로서 디자인과 성능을 인정받은 차량인 만큼 중국 시장에서도 당장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와 중국 업체들이 양분하고 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전기차 판매 차종 상위 15위에는 중국 브랜드인 홍광, 비야디(BYD), 리상과 테슬라로만 구성돼 있다.

이들이 대부분 중저가 차량인 점을 감안하면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비집고 들어갈 틈이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기존 브랜드의 아성이 높지만, 시장이 빠르게 친환경과 고급 차량 위주로 바뀌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해볼만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일본, 독일 완성차 업체들이 고급 브랜드와 친환경차를 앞세워 중국 시장에서 선방하는 것도 현대차가 제네시스를 통해 기대를 거는 부분이다.


이건혁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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