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교통사고 줄어 흑자 낸 손보사, 보험료 인하는 난색

신지환 기자

입력 2021-11-19 03:00 수정 2021-11-19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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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율 78.7% 역대 최저 수준
2년새 13%P 떨어져 수익 개선
정치권 보험료 인하 압박 커져도
손보사 “위드 코로나에 사고 늘것”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올해 3분기(7∼9월)에도 역대급 실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교통사고가 줄면서 올해 자동차보험도 4년 만에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정치권 등에서 내년도 차보험료를 인하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지만 보험사들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이후 차보험의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급 비율)이 다시 치솟고 있다는 점을 들며 ‘동결’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18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올해 1∼9월 1조222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2.5% 급증한 규모다. DB손해보험(6455억 원)과 메리츠화재(4673억 원)도 1년 전보다 순익이 각각 46.0%, 44.4% 늘었다. 현대해상(3877억 원) 등 나머지 손보사도 큰 폭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손보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올린 것은 차보험의 손해율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영향이 컸다.

삼성 DB 메리츠 현대 등 4개 손보사의 9월 평균 손해율은 78.7%로 2019년 9월(91.9%)에 비해 13%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손해율이 80% 아래로 떨어지면 손해를 입지 않는 걸로 본다.

손보사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차량 운행량이 줄고 교통사고가 감소하면서 손해율이 크게 개선됐다. 여기에다 올해 태풍, 수해 등 자연재해가 비교적 적었고 ‘안전속도 5030’ 같은 제도 시행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추세라면 손보사들은 차보험에서 2017년 이후 4년 만에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정치권 등 일각에서는 차보험료를 인하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 등 굵직한 선거를 앞두고 있어 보험료 인하 압박은 더욱 거세다.

하지만 업계는 ‘위드 코로나’ 이후 차보험 손해율이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방역조치가 일부 완화된 지난달 4개 손보사의 평균 손해율은 81.1%까지 올랐다.

보험사 관계자는 “그동안 차보험 적자를 보험료 인상으로 바로 반영하지 않은 만큼 올 한 해 흑자를 냈다고 바로 보험료를 내리기도 힘들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도 차보험에서 적자가 났지만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대형 손보사들은 올해 차보험료를 올리지 않았다. 손해율이 높은 롯데, MG 등 일부 중소사만 올해 2%가량 차보험료를 올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다음 달부터 정비수가도 4.5% 인상돼 내년 차보험료가 인하될 가능성은 적다”고 했다.

반면 올해도 연간 3조 원에 가까운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실손보험은 내년에도 보험료가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연간 손실 규모(2조4000억 원)와 비교하면 실손보험 적자가 20%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올 상반기(1∼6월)에만 손보사들은 실손보험에서 1조4128억 원의 적자를 냈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이르면 이달 말부터 내년도 보험료 논의를 시작해 연말까지 인상이나 인하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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