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졸 취업률 75.2%… OECD 37개국중 31위
임현석 기자
입력 2021-11-18 17:46 수정 2021-11-18 18:07
지난달 26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1 울산 일자리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면접을 보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한국에서 전문대 이상을 졸업한 청년들의 취업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7개국 중 31위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을 나와도 본인의 전공과 실제 취업할 수 있는 일자리가 안 맞는 ‘미스매치’가 크다 보니 취업준비 기간을 길게 잡거나 그냥 쉬는 청년들이 많기 때문이다. 경제 성장 둔화로 고학력 일자리가 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18일 OECD 회원국 25∼34세 초대졸자 이상 학력 소유자들의 고용 지표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초대졸 이상 청년 고용률은 75.2%로 OECD 평균(82.9%)을 밑돌았다.
한국 고학력 고용률이 낮은 건 취업준비생 등 비경제활동인구가 많아서다. 한국 청년 대졸자의 비경제활동인구 비율은 20.3%로 OECD 37개국 중 이탈리아(24.9%), 체코(21.7%)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지난해 청년 대졸자 비경제활동인구 10명 중 3명은 취업준비생이고, 10명 중 2명은 그냥 쉬고 있다고 답했다.
취업 기간이 길어지는 이유로는 전공과 실제 취업하려는 일자리가 맞지 않는 미스매치 현상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OECD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전공과 직업 간 불일치율은 50.0%로 OECD 조사대상 22개국 중 가장 높았다. 올해 통계청 조사에서도 일자리와 전공과의 불일치율은 52.3%로 취업자의 절반 이상은 전공과 무관한 일자리에 취업하고 있다.
김용춘 한경연 고용정책팀장은 “미국 스탠포드대 컴퓨터공학과 정원이 2008년 141명에서 지난해 745명으로 5배 넘게 늘어나는 동안 서울대 컴퓨터공학부는 같은 기간 정원이 55명에서 70명으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며 “산업 구조 변화에 맞는 전공이 늘어나야 하지만, 대학 정원 규제 탓에 대학들이 체질 개선을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대졸자는 연평균 3.0%씩 증가한 반면, 고학력 일자리는 1.3%씩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경연 측은 산업 구조 변화와 경기침체 등에 따라 향후 3년 안에 청년 대졸자 일자리가 34만6000명이 일자리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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